북한이 외부에서 곡물을 유입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간 곡물 포대를 실은 선박만 17척이 발견됐는데, 북한의 식량난에 따른 것인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주문생산방식 OEM 형태의 대중 무역액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지난 5일 북한 남포 석탄 항구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입니다.
길이가 각각 150m와 90m인 선박 2척이 적재함에 석탄 대신 하얀색 물체를 싣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중 150m 길이의 선박은 지난달 29일부터 남포항에 정박했는데 약 일주일 만에 적재함을 많이 비웠습니다.
같은 기간 바로 앞 부두에는 하얀색 물체가 쌓였습니다. 선박이 하얀색 물체를 싣고 와서 부두에 하역하며 생긴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남포의 컨테이너 항구와 인근 일반 항구, 송림 석탄 항 등에서도 하얀색 물체를 실은 선박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VOA가 지난 한 달간 이 일대 선박을 추적한 결과 이 같은 하얀색 물체를 실은 선박은 모두 17척이었습니다.
앞서 VOA는 과거 이 일대를 촬영한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하얀색 물체가 포대 더미라는 사실을 파악한 바 있습니다.
또 이 기간에 북한이 포대 단위로 운송할 수 있는 물품은 곡물인 만큼 남포 일대에서 발견된 하얀색 물체는 하얀 포대로 포장된 식량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통상 매년 7~8월 선박을 이용해 곡물로 추정되는 하얀색 물체를 실어 나르곤 했지만 이번처럼 가을과 겨울까지 지속한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여름부터 집중 조명돼 온 식량난으로 북한이 수개월 동안 외부에서 식량을 들여오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올해 북한을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한 가운데, 북한은 지난 8월 인도산 장립종 쌀 1만 t의 수입을 추진하고 인도의 민간단체에 쌀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월부터 10월 사이 북한의 대중국 ‘역외가공’, 즉 OEM 주문 생산방식 수출 규모가 급감해, 전체 1억 343만 달러의 3.2%인 340만 2천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인 2019년 전체 대중 수출의 약 40%를 손목시계와 신발, 장난감 등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으로 채웠는데, 북중무역이 재개된 지금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
“(신종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조치로 북한 회사들이 모두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단된 사업체가 다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고 따라서 다시 운영되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또 북한의 대중 수입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중 수출액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무역 적자 폭이 계속 커지는 만큼 북한은 하루속히 대중 수출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