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항구에서 식량 포대로 보이는 하얀색 물체가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습니다. 식량난에 처한 북한이 대규모로 곡물을 들여오는 움직임으로 보이는데 북한은 지난달 중국에서 포대 약 8천만 개를 수입해 이번 사안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지난 17일 북한 대동강 변 송림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입니다.
대형 선박이 하얀색 물체를 가득 싣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바로 다음 날에는 이 하얀색 물체 면적이 줄어들고, 반대로 선박 바로 앞 부두 야적장에 새로 하얀색 물체가 쌓인 장면이 확인됩니다. 해당 선박이 하얀색 물체를 싣고 와서 하역을 한 정황입니다. 이런 장면은 인근 다른 항구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평소 대형 화물선이 드나든 남포의 한 항구를 촬영한 지난 6일과 12일, 17일, 19일 자 위성사진에는 하얀색 물체를 실은 선박 6척이 나타납니다. 이들 선박 바로 앞 부두에는 역시 하얀색 물체가 놓여 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8월과 9월 남포의 석탄 항구와 일반 항구, 송림항 등에 다량의 하얀색 물체가 유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해당 하얀색 물체가 포대 더미라는 사실도 확인했는데, 많은 양의 포대가 한 달 넘게 유입되면서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해석이 나왔었습니다.
북한이 이 기간 포대 단위로 운송할 수 있는 물품은 쌀과 밀가루 등 주로 곡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여름부터 부각돼 온 식량난으로 북한이 몇 달 이상 식량을 들여오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국제기구 등은 올해 3~5월 찾아온 극심한 봄 가뭄과 이후 발생한 홍수 피해로 북한 내 식량 사정이 열악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은 중국에서 포대 수천만 개를 수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 세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중국으로부터 7천997만 8천43개, 총 6천260톤 분량의 ‘포장용 빈 포대’를 사들였습니다. 구매 금액만 643만 달러에 달해 10월 최다 수입품인 쌀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이 갑작스럽게 포대를 대량으로 사들인 배경은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지만 포대 수천만 개가 필요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북한은 국경봉쇄 이전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도 통상 월 100만 달러 규모의 포대를 수입했지만, 이번처럼 600만 달러 이상을 소비한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전달인 9월 북한의 포대 수입금액은 11만 2천751달러, 약 122만 개 어치로 10월 수입액의 2%에도 못 미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