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침범한 뒤 퇴각된 북한의 상선 무포호는 과거 제3국으로부터 등록을 취소당했었던 선박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도 이 선박을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무포호는 지난주에 중국을 다녀간 기록을 남겼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영상편집: 이상훈)
한국군 당국은 한국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무단으로 침범해 퇴각시킨 북한 선박은 ‘무포’호라고 밝혔습니다.
선박의 고유번호인 ‘국제해사기구 IMO’의 7자리 숫자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현재 북한에는 무포호라는 이름으로 운항 중인 선박이 1척 있습니다.
이 이름을 토대로 유엔의 선박 등록자료와 ‘마린트래픽’ 등 선박 추적 시스템을 살펴보면 무포호는 길이 97m, 중량톤 5천297톤의 중형 화물선으로, 2009년에 건조된 비교적 최신 선박입니다.
앞서 한국 언론은 무포호가 지난 1991년 스커드 미사일을 싣고 시리아로 향했다가 미국 정보당국 등에 발각돼 기수를 돌린 북한 선박과 명칭이 같다고 보도했지만 새 무포호가 이때보다 약 18년 뒤에 건조된 점으로 볼 때 서로 다른 선박으로 추정됩니다.
새 무포호는 건조 첫해인 2009년 중국 선적의 ‘루이 푸 66’호로 운항을 시작했지만 2011년 10월 북한 선적이 되면서 이름은 ‘진성’호로 바뀌었습니다.
이어 2016년 1월 아프리카의 토고 깃발을 달면서 ‘롱리치 5’호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됐는데, 불과 5개월 만인 같은 해 6월 토고 정부로부터 등록을 취소당하면서 2020년까지 선적 미상의 선박으로 남아있었습니다.
당시 토고 정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한 이행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 제재 이행 차원에서 북한 선박의 등록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무포호는2020년 4월 몽골 깃발을 달았지만, 3개월 뒤부터 다시 북한으로 선적으로 변경됐습니다.
이 무포호는 최근 중국 룽커우 항에 입항한 기록도 남겼습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무포호는 17일까지 중국 룽커우 항에 머물었으며, 이날 룽커우 항을 빠져나오면서 선박자동식별장치를 껐습니다.
무포호는 국제사회 대북제재를 감시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도 주시하는 선박이기도 합니다.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한 중간 보고서에서 2020년과 2022년 사이 새로 북한 깃발을 단 선박 14척 중에 하나로 무포호를 포함시켰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최근 몇 년간 북한이 한국과 타이완 회사 등의 중고 선박을 구매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이 목록을 공개했는데, 무포호가 토고와 몽골 등의 깃발을 단 경위와 ‘평화 운송회사’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과정 등을 조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의 무포호가 어떤 이유로 NLL을 침범했는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한국의 군 당국은 북한이 NLL 해상 일대에서 의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유발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