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개통을 하지 못한 신압록강대교의 북한 쪽 도로에서 최근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중국에서 물자를 나르기 위한 대교 개통과 관련된 움직임인지 주목되는데, 북한 서해에서는 선박 간 환적 장면이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북한 신의주와 단둥을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의 북한 쪽 도로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입니다.
19일 촬영된 이 위성사진에서 북한 쪽 다리 끝부분과 연결된 약 4.5km 도로 구간 곳곳에 황색 덮개가 씌워진 장면이 확인됩니다. 덮개는 9월 초부터 씌워지기 시작했고 이후 덮개의 면적이 점차 늘어나면서 전 구간에 걸친 대대적인 공사로 추정됩니다.
이 도로는 신압록강대교 끝 지점에서 신의주의 ‘국도 제1호선’을 연결하는 것으로, 2019년 10월부터 공사가 시작돼 이듬해 1월 도로의 형태를 갖추면서 포장공사도 벌였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도로에 차선이 그려지지 않는 등 공사 중단 정황이 포착됐었는데, 이번에 대대적인 공사 재개 움직임이 나오면서 실제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현재 북한의 신의주와 중국 단둥 사이에는 ‘조중우의교’가 놓여있지만 1차선 철길과 1차선 도로만 있어 화물 운송 등에 큰 제약이 따랐습니다. 반면에 신압록강대교는 왕복 4차선이어서 이전보다 더 많은 물자 운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서해 초도 인근 해상에서는 또다시 선박 간 환적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초도 남단 해상을 촬영한 18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서는 길이가 각각 90m와 50m인 선박이 양옆을 맞대고 있고,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길이가 50m와 25m인 선박이 접선 중인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등이 지적한 전형적인 불법 환적 모습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번에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의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를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했습니다.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4월 이후 19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장면을 포착했는데, 이번 건을 더할 경우 북한 서해에서 VOA가 확인한 환적 의심 사례는 올해에만 20건으로 늘어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