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숙원사업으로 추진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가 착공 4년이 넘도록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철골을 드러낸 건물과 수년째 같은 자리에 놓여 있는 자재는 장기간 방치된 공사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데 따른 제재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점 사업으로 주목받은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모습입니다. 착공한 지 4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미완성 상태의 건물과 도로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관광지구 내 건물은 물론 주변 도로에서도 건설 인력과 차량 등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VOA가 지난 6월 이 일대를 촬영한 프랑스국립우주원과 에어버스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건물 대부분은 외형 공사를 마친 듯 정돈된 모습입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일부 건물 주변에 대형 기중기가 놓여 있고, 지붕은 철골 구조물이 뼈대를 드러낸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공사가 활발할 때 포착되던 건설 인력과 차량 등이 전혀 보이지 않는 현장의 모습은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낳습니다.
특히 관광지구 중심부의 돔 모양으로 지어진 7~8층 높이 건물은 과거 촬영된 위성사진에 나타난 시멘트 색깔 그대로 방치돼 있고, 정돈되지 않은 주변 환경과 쌓여 있는 건물 자재 역시 과거에 찍힌 모습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 건물이 2020년 9월과 올해 1월 촬영된 외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2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변의 또 다른 고층 건물에는 옥상으로 연결된 기중기가 보이는데 이 역시 공사가 한창이던 2019년 설치 이후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 확인됐고, 옥상 중심부 수영장으로 보이는 대형 구조물도 완공되지 않은 듯 어두운 색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 밖에 해안가 건물 바로 옆에는 도로가 포장됐지만 상당 부분 파도에 쓸려온 모래로 덮여 있어 이 역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같은 정황들은 건물의 외관 작업만 마친 채 내부 공사가 계속 미뤄져, 전기와 수도 공사는 물론 각종 시설과 객실 내부가 완비되지 않은 채 비어 있는 류경호텔과 비슷한 상황일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립니다.
북한은 당초 2019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개발을 시작했지만 핵 미사일 개발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하게 되자,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완공일을 2020년 4월 15일로 수정했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면서 약 2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완공은 커녕 공사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된 현장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더딘 공사 실태와 별개로 관광지구가 완성된다고 해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정상적인 운영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