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 한국을 방문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미국과 한국, 캐나다 3개국 6개 인권단체들이 중국 내 탈북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해 달라는 공동서한을 보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을 강하게 규탄해 왔으며 북한에 대해서도 ‘영혼의 빈곤과 공포’ 국가라며 우려를 나타냈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과 캐나다, 한국의 6개 북한 인권 관련 시민사회단체가 아시아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2일 공개된 서한에는 펠로시 의장이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의 인권과 민주주의 개선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만큼 중국 내에서 곤경에 처한 탈북 난민들의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개선을 촉구해 달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들 단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강제북송이 보류된 뒤 중국 내 수감시설에 구금 중인 최소 1천 170명의 북한인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특히 미국 의회가 제정한 북한인권법은 강제수용소로 보내져 고문과 처형에 직면할 수 있는 탈북 난민들을 중국이 북한으로 강제북송해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를 돕고 있으며 중국 내 탈북 여성과 소녀가 납치와 인신매매, 성적 착취의 위험에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체들은 미국 의회를 대표하는 펠로시 의장이 중국 정부에 탈북민에 대한 강제 북송을 즉각 중단하고, 탈북민들에 대한 유엔난민기구의 방해 없는 접근 허용, 유엔난민협약과 의정서 의무 이행,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중국 국내법에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반영할 것 등을 촉구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서한을 공동 작성한 한국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이날 VOA에, 중국 내 탈북 난민 문제는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제기한 심각한 사안이란 점을 지적했습니다.

신희석 /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

“펠로시 의장이 그동안 중국에서의 여러 인권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와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에 그런 맥락에서 기존의 북한인권법에서 미국 의회가 초당파적으로 밝혔던 우려와 중국 정부에 대한 권고 사안들을 하원의장으로서 다시 한번 강조해 달라는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달라는 의미입니다.”

과거 중국 공산당의 톈안먼 민주화 시위 무력 진압과 소수 민족 학살 등을 지속해서 규탄했던 펠로시 의장은 1997년 방북 후 북한 정권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를 밝혔습니다.

낸시 펠로시 / 미국 하원의장 (2017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기자회견)

“북한에서는 영혼이 빈곤하고 모든 것이 공포스러우며 주민들은 굶주리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이 굶주릴 때도 자력갱생의 주체사상을 외치며 자신들을 위해 식량을 비축합니다. 비생산적이라고 여기는 어린이들과 노인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서한에 참여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펠로시 의장이 이날 타이완을 방문해 보여준 용기가 중국 내 탈북민 보호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이 서한은 매우 중요합니다.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해서 하는 일은 매우 용기 있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북한 인권 문제 특히 중국에 갇힌 탈북민 문제를 강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펠로시 의장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길 바랍니다.”

서한에는 북한인권위원회와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외에 캐나다의 ‘한보이스’, 한국의 탈북민 단체인 탈북자동지회, 북한인권시민연합, 물망초가 참여했으며, 단체들은 펠로시 의장이 방한 기간에 탈북민들과 만나길 기대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