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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북한 ‘9억 달러 차관’ 상환 안 해…공론화 필요”


[VOA 뉴스] “북한 ‘9억 달러 차관’ 상환 안 해…공론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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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에서 빌려 간 9억 달러 규모의 차관에 대해 아무 설명 없이 10년째 상환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핵 무력 고도화에 몰두하는 가운데 이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론화하면서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동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이 한국으로부터 빌려 간 차관은 지난 5월 기준으로 원금과 연체이자를 모두 합쳐
1조 1천 360억 원, 미화로 약 8억 8천만 달러 규모입니다.

품목별로는 쌀과 옥수수 등 식량 차관이 약 7억 9천만 달러, 경공업 원자재 차관이 약 8천 5백만 달러입니다.

통일부는 차관 연체가 최초로 발생한 2012년 6월 이후 매분기마다 차관계약서 당사자 수출입은행을 통해 북한 측 조선무역은행에 상환 독촉 서신을 발송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지난달까지 모두 76차례에 걸쳐 서신을 보냈지만 북한은 아무 답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북 차관은 지난 2000년대 초중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인도적 지원과 인프라 구축 명분으로 제공됐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김대중 정부 시절 차관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분배 과정에서 한국 측 모니터링을 조건으로 계약이 이뤄졌다며, 당시 한국 정부는 차관 회수보다는 향후 남북 협력사업 유도를 위한 포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형석 / 전 한국 통일부 차관

“서류상으로 ‘이렇게 당신들이 상환해야 할 게 이거다’ 이제 그걸로 해서 뭔가 하나의 명분이 되고 북한으로부터 뭔가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단 말이죠. 특히 북한을 여러 가지 활동으로 유도할 수 있는 하나의 레버리지가 될 수도 있죠.”

주민들의 생활고를 외면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한국 정부가 대북 차관 문제를 보다 적극적인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문성묵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많은 돈을 쏟아붇고 있는데 저렇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덮고 넘어가진 말자, 좀 더 그것을 밝히고 북한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적어도 한국 국민들 또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이 알 수 있도록 그런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금강산 한국 측 시설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는 등 국제적 관행을 무시하는 행동을 계속해 온 만큼 차관 상환 이행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북한이 상환 이행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한범 /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정부가 계속 여기에 대해서 응답을 안 할 수가 없거든요. 그렇게 되면 국제적으로 더 북한이 불량국가라는 성격이 강해지고 북한으로선 쉽게 말하면 이건 빼도 박도 못하는 문제거든요.”

한국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남북 간, 국제 관례에 따라 합의된 대로 북한이 상환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제공된 차관이라며, 돈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에 따라 상환 독촉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북한이 차관 상환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로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박동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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