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위반 전력이 있는 북한 선박들의 중국 광물 항구 입출항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 재무부가 불법 활동을 지적했던 일부 선박은 이름을 바꾼 채 이 항구를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중국 산둥성에 위치한 룽커우 항 일대를 보여주는 5일 자 ‘마린트래픽’ 지도입니다.

여러 선박들 사이에 북한 깃발을 단 선박 8척이 보입니다.

이중 ‘태원산’호와 ‘연풍3’호, ‘부해’호 등 3척은 부두에 정박한 상태이고, ‘두루봉’호와 ‘철봉산’호, ‘자이저우1’호, ‘황금평’호, ‘자성2’호 등은 입항을 대기하고 있습니다.

룽커우 항은 석탄 등 여러 광물 야적장이 설치된 광물 취급 항구로 과거 북한 선박이 석탄 등을 싣고 나른 의혹의 항구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 2017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이후 채택한 결의 2371호를 통해 석탄 등 북한의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했는데, 이 같은 북한 선박 8척의 중국 광물 항구 출현은 일반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앞서 지난달에도 북한 선박 7척이 룽커우 항에 나타나는 등 최근 이 일대에 의심스러운 항적이 꾸준히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룽커우 항에서 포착된 북한 선박 중에는 과거 제재 위반으로 제재 대상에 올랐던 선박이 이름만 바꿔 다시 등장한 것들도 있습니다.

VOA가 유엔의 선박 검색 자료를 확인한 결과, ‘철봉산’호는 지난 2017년 11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의 제재 대상으로 지목됐던 ‘릉라1'호였으며, ‘연풍3’호도 2019년 3월 재무부와 국무부, 해안경비대가 공동 발행한 ‘대북제재 주의보’에 이름을 올렸던 ‘가림천’호였습니다.

두 선박은 모두 재무부의 조치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이름을 현재의 ‘철봉산’호와 ‘연풍3’호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부해’호는 불법으로 석탄을 선적한 사실이 2020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연례보고서에 의해 지적됐으며, ‘자이저우’호는 지난 2021년 3월 중국 닝보-저우산 일대를 항해하면서 북한 선적 선박이라는 사실을 숨긴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유엔의 석탄 금수 조치가 취해진 직후 석탄 수출을 일부 줄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2019년을 전후해 이전의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 민간위성 사진 등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북한의 불법 해상 활동에 대한 주의보를 통해 북한이 2019년 한 해 동안 370만 톤 상당의 석탄을 불법 수출했다고 밝혔으며, 유엔 전문가패널은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북한이 64차례에 걸쳐 55만 2천 400t에 달하는 석탄을 중국 근해와 항구로 운송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