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에 전진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가 열흘 넘게 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긴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촬영한 15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항공기 4대가 보입니다.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 야외 계류장에 대기 중인 이들 항공기는 두터운 몸체에 앞부분이 길게 튀어나온 형태로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미국 공군은 지난 3일부터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B-1B 랜서를 전진 배치했으며 열흘 넘게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B-1B 랜서 4대는 모두 유사시 1km 안팎 거리의 활주로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활주로와 연결된 유도로를 바라보는 형태로 서 있습니다.

VOA가 B-1B 랜서가 위성사진에 처음 포착된 3일 이후 앤더슨 공군기지 일대 상황을 확인한 결과 B-1B 랜서 4대는 2번에 걸쳐 계류 장소를 바꿔, 열흘 동안 2회 이상 출격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B-1B 랜서가 언제까지 괌에 머물지 또 구체적으로 어떤 작전을 펼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B-1B 랜서의 괌 배치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더 주목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가장 먼저 한반도에 전개될 전략자산으로 B-1B 랜서를 꼽고 있습니다.

일명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폭격기는 북한이 두려워하는 미군의 장거리 전략폭격기로, 최대속도가 마하 1.25에 이르러 괌에서 한반도까지 2시간이면 도착해 작전을 펼칠 수 있습니다.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인 B-1B 랜서는 최대 60톤의 폭탄을 싣고 적진 상공을 비행할 수 있으며, 스텔스 기능을 갖춰 10km 밖에서도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B-1B 랜서는 지난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북한의 동해상 국제 공역을 비행한 바 있습니다.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 공보실은 지난 7일 VOA에 “B-1B 폭격기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강화하고, 동맹·파트너, 합동군, 그리고 태평양공군 폭격기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최근 괌에 배치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략폭격기 배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잠재적 위기 또는 도전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준비태세와 훈련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