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요 곡창지대를 중심으로 봄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실제로 북한의 심각한 가뭄 실태가 위성자료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에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전 세계 가뭄 지수를 보여주는 미국 해양대기청 NOAA의 위성자료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북한 전역 곳곳을 검붉은색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가뭄의 정도에 따라 ‘중간’과 ‘높음’, ‘심각’ 수준을 각각 노란색, 붉은색, 검붉은색으로 구분하는데 색깔이 진할수록 가뭄이 심각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4월 11~17일 주간 북한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한 검붉은색은 4월 25일~5월 1일 주간과 5월 2~8일 주간을 지나면서 북한 전역으로 확대됐습니다.
가장 최근 위성자료인 5월 16~22일 중부지대의 가뭄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나오지만 함경도 지역을 비롯한 북부지역은 검붉은색이 여전합니다.
봄철인 4월부터 중부지역인 황해북도와 황해남도 일대에서 가뭄 피해가 시작됐으며 이런 상황은 북부 지대인 함경도로 이어져 이달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이달 초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이 일제히 진입됐다면서 특히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해북도와 황해남도, 함경남도 일부 지역의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었으며 기온도 평년보다 섭씨 2.3도 높아 농작물 등에 가뭄 피해가 발생했음을 시사했습니다.
북한 가뭄 실태의 심각성은 과거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2019년과 2020년 역대 최악의 가뭄 피해가 발생했었고 이후 지난해에는 다소 완화됐었지만 올해들어 다시 가뭄이 심해지는 것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올해 북한의 봄 가뭄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 사정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한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국경을 봉쇄한 2020년 1월 이후 3년간 매년 봄철 즉 3월~5월 초 북한 식량 가격을 비교한 결과 올해 곡물 가격이 가장 높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농수로 등 기반 시설이 열악한 북한에 봄 가뭄이 길어질 경우 벼 모내기와 이미 지난 3월 말과 4월 초에 직파방식으로 파종을 마친 옥수수의 생육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