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고려항공 수송기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물품을 운송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실제로 이들 수송기들의 중국 운항 정황이 민간 위성사진에서 확인됐습니다. 고려항공이 항공기를 띄운 것은 약 2년 만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북한 평양 순안 국제공항 북부 활주로 지대를 촬영한 17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평소 보이지 않던 하얀색 항공기 3대가 보입니다.
길이 46미터인 이들 항공기는 활주로 끝부분에 자리했는데 1대는 북쪽을, 나머지 2대는 동남쪽 방향을 향해 서 있습니다.
보통 군용 목적으로 활용돼 온 순안공항의 북부 활주로에 이처럼 하얀색 항공기가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같은 날, 평소 고려항공기9대가 계류하는 남쪽 활주로 일대에 고려항공기 3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안공항 남쪽 활주로 서쪽 야외 항공기 계류장은 평소 9대의 고려항공기가 머무는 곳인데 17일 위성사진에는 6대만 남아 유독 3대가 빠진 빈자리가 두드러집니다.
과거 위성사진을 보면 사라진 3대는 각각 하얀색에 길이 46m로 이번에 북부 활주로에서 발견된 항공기와 같은데 이 고려항공기 3대가 기존 계류장소에서 약 3km 떨어진 군용 활주로로 자리를 옮겼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앞서 한국 언론들은 16일 오전 북한 고려항공 수송기 3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필요한 의약품과 물자를 실어 나르기 위해 중국 선양 타오셴 공항에 착륙했다가 당일 오후 떠났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고려항공의 가장 큰 수송기인 Il-76 기종이 동원됐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함께 전했는데 이를 토대로 보면 이번 위성사진에 발견된 항공기 3대는 앞서 한국 언론이 언급한 수송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불거진 이후 줄곧 지상에 머물던 고려항공기가 운항을 재개한 것은 2년여 만입니다.
고려항공은 지난 2020년 1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여객기와 수송기의 운항을 전격 중단했습니다.
고려항공은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과 러시아에 더해 파키스탄과 쿠웨이트,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취항해 6개국 10여 개 도시에서 승객들을 실어 날랐습니다.
하지만 2017년을 전후해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나라들이 핵실험 등을 이유로 고려항공의 착륙을 전격 금지시켰고, 일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영공 통과까지 불허하면서 고려항공은 2017년 전후 시점부터 중국과 러시아에만 취항하는 초소형 항공사로 전락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