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대북제재를 위반한 중국과 싱가포르 기업의 자금 230만 달러에 대해 최종 몰수 판결을 내렸습니다. VOA의 집계 결과 미국의 대북제재 관련 몰수 소송이 잇따르면서 지금까지 몰수된 자금이 1천700만 달러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대북제재 위반 기업의 자금에 대한 민사 몰수 소송에서 검찰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미국 연방법원 전자기록시스템에 따르면 루돌프 콘트레라스 연방판사는 최근 익명의 싱가포르 기업 자금 59만 달러와 중국 기업 위안이우드의 자금 172만 달러의 몰수를 명령했습니다.

검찰이 지난 2018년 해당 자금에 대한 최초 소송을 제기한 지 3년여 만에 승소 판결을 받은 겁니다. 당시 검찰은 이들 기업이 제재 대상 북한 은행들과 미국 달러로 거래하면서 북한 정권이 원하는 물품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특히 익명의 싱가포르 기업이 2017년 5월 조선무역은행(FTB)의 위장 업체에 총 60만 달러를 송금했고, 위안이우드는 적도기니에 있는 북한 임업회사 칠보우드의 위장회사에 최소 80만 달러를 보내거나 2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세탁했다는 구체적인 사례까지 제시했습니다.

이번 법원 판결로 미국 정부에 몰수된 대북제재 위반 자금은 공개된 액수를 기준으로 기존 1천 491만 달러에서 1천 723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미국 검찰은 최근 5년 동안 북한과 관련된 불법 자금이나 선박 등 유형물에 대해 민사 몰수 소송을 제기해 왔는데, 최근 법원이 연이어 최종 판결을 내리면서 전체 몰수액도 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몰수 총액에는 지난 2019년 최종 몰수 판결을 받았던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와 지난해 몰수된 유조선 ‘커리저스’ 호의 매각 대금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몰수 총액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북한에 납치돼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유족들은 와이즈 어네스트 호의 소유권을 주장해 매각 대금을 일부 수령하기도 했었습니다.

한편 몰수 소송에 앞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벌금 납부에 합의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25일 호주의 물류기업 ‘톨 홀딩스’가 대북제재를 포함한 미국의 제재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613만 달러의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2년간 대북제재 위반으로 미국 정부와 벌금 납부에 합의한 기업들의 납부액 총액도 기존 6개 기업 310만 달러에서 7개 기업 924만 달러로 크게 늘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