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이 최대 항구인 남포에 유류 관련 시설을 계속 확충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류 저장탱크와 접안시설이 새롭게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는데 북한 서해에선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장면도 민간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김정규)
북한 남포를 촬영한 최근 위성사진에 새롭게 건설된 유류 저장탱크가 확인됐습니다.
지름 23m, 높이 10m로 추정되는 이 유류탱크는 지난해 VOA가 유류탱크 건설용 부지로 지목했던 5곳 중 1곳에 완공됐습니다.
앞서 북한은 유류 저장 시설이 밀집한 이 지역에서 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지점에 각각 지름이 30m인 새로운 유류 저장탱크 3개를 완공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18년까지 약 20개였던 이 일대 유류 저장탱크는 현재 28개로 늘어났습니다.
유조선이 접안할 수 있는 시설도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는 지난해 7월, 북한이 유류 밀집 지역에 마련한 기존 3개 부두에 더해 서쪽에 1개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고 전했는데,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을 통해 이 부두의 공사가 끝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이 부두는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약 300m 뻗은 형태를 하고 있으며, 부두 끝부분에는 양옆으로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사각형 형태의 구조물 3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북한이 최근 몇 년 사이 유류 저장탱크와 유조선의 하역 부두를 확충하는 정확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엔 안보리 제재로 인해 정상적인 유류 수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법 환적 등으로 확보한 유류의 비축 역량을 확대하려는 의도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메릴랜드대학 교수
“북한이 휘발유와 나프타 가솔린, 경유, 등유를 어디에선가 들여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어디에서 들여오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중국일 것입니다. 새로운 탱크에 저장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서해에선 지난 2일과 4일, 17일, 18일 등 이달에만 최소 5건의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포착됐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된 겁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이 반입할 수 있는 휘발유 등 정제유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선 북한 정권이 불법 환적을 통해 상한선을 웃도는 유류를 계속 반입하고 있다며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