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18년 폐쇄했다고 밝힌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복구 움직임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3번 갱도 지름길 작업을 하고 있는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언한 대로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유예, 즉 모라토리엄을 파기하고 핵실험 재개를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박동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위성사진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최근 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입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남쪽 입구 근처에서 핵실험장 복구와 관련한 활발한 움직임이 확인됐습니다.
흙더미와 보수 공사를 위한 통나무들이 적재돼 있는 모습과 함께 새로운 건물이 지어진 모습도 선명히 포착됐습니다.
이번 사진을 분석한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13일 VOA에 북한이 3번 갱도 입구 뒤쪽을 굴착해 다시 갱도로 통하는 지름길을 만들고 있다며, 핵실험 재개를 위한 복구 움직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동아시아 국장
“우리는 많은 새로운 건물이 건축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또 일부 건물 수리와 갱도 굴착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2018년에 폭파한 3번 갱도의 입구 뒤쪽을 굴착해 다시 갱도로 통하는 지름길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루이스 국장은 또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유독 재개 움직임이 활발한 것은 과거에 사용하지 않은 갱도를 활용하려는 의도이며, 북한이 지난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당시 사용하지 않은 2개의 갱도 중에서 추가 핵실험을 진행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루이스 국장은 또 북한이 풍계리 핵시설 외에도 다른 곳의 핵시설을 운용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사용 즉시 위치가 노출되기 때문에 비밀 핵실험장 운용은 실질적 이점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동아시아 국장
“북한은 분명히 다른 곳에서 새 핵실험장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북한에게 가장 쉬운 일은 사용하지 않은 2개의 큰 갱도가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계속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3일 민간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의 지난 5일 위성사진을 입수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굴착 작업으로 발생한 폐기물 추정 물질이 대거 쌓여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루이스 국장의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핵실험에 대비해 산 능선에서 지하 시설로 통하는 갱도를 복구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