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여 있는 사실이 최근 공개된 위성사진에서 확인됐습니다. 일부 건물은 공사가 다 끝나지 않은 채 건설 인력들이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과거 ‘류경호텔’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촬영한 최근 위성사진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번듯해 보이지만 아직 일부 건물들은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듯 철골 구조물이 건물을 뒤덮고 있고, 주변 도로도 정돈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관광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타원형의 돔 형태의 7~8층짜리 건물의 경우 여전히 시멘트 색깔이 남아있었고, 옥상에도 철골 구조물이 설치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주변에는 더 이상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듯 공사 인력이나 차량은 없었습니다.
당초 2019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했던 이 관광단지의 건물은 2020년 9월 촬영된 위성사진에도 사실상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또 다른 고층건물에는 건설용 기중기가 옥상으로 연결돼 있는 모습이었는데, 다른 위성사진을 확인해 본 결과 이 기중기는 2019년 공사가 한창일 때 설치돼 지금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완공된 것처럼 보이는 건물들도 겉 공사만 끝났을 뿐 내부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 경우 겉모습만 마무리한 뒤 속은 텅 비어 있는 ‘류경호텔’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북한은 지난 1987년 평양에 330m, 105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 류경호텔을 착공했지만 경제난으로 5년 만에 건설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후 2008년 외벽 공사가 끝났지만 여전히 내부는 완성되지 못한 채 건물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메릴랜드대 교수
“북한은 건물의 바깥을 꽤 잘 만들고 멋진 건물도 꽤 많이 있습니다. 시멘트가 많고 건설에 동원할 군 인력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건설 분야를 자세히 보면 문제가 있습니다. 집을 하나 짓더라도 외부가 어려운 게 아닙니다. 내부 공사가 더 어렵고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원산·갈마 관광지구’의 상황도 류경호텔처럼 껍데기만 있는 건물을 만든 상황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9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에 대한 개발을 시작했지만 핵미사일 시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라 원자재 수입 문제 등 난관에 부딪힌 뒤 김 위원장은 완공일을 2020년 4월 15일로 변경했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공사 진척이 급감하면서 이번 위성사진에선 공사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일부 확인된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더딘 공사 문제와 별도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는 국제사회 제재 등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면서, 특히 코로나 상황이 호전돼도 각국의 관광객들은 제재 위반을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