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막강한 군사 기술력으로 미국과 장기적 대결 준비를 하겠다고 말한 것은 허풍이자 오만으로 북한 주민과 군대만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고위 탈북 인사들과 미국 내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군사력은 세계 최강인 미국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데, 지도자가 체제 결속을 위한 허위 선전으로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동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 ‘조선중앙TV’ 등 관영 매체들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 성공을 자축하며 미국과 장기적 대결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런 군사적 공격 능력을 갖추는 것이 북한의 안전과 후손만대의 영원한 안녕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한국에 망명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25일 VOA에, 북한의 고위관리들은 미국과 대결하면 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주민들을 기만해 그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류현우 / 전 쿠웨이트주재 북한 대사대리
“고위급 간부들은 대체로 미국의 강대성에 대해 다 인식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맞서는 경우에는 국물도 없다는 것을 다 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미국을 주적으로 삼고 미국과 장기전을 하면서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날리는 것은 통치자에게 제일 위험한 게 내부 결속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내부 결속을 하려면 미국이란 존재가 계속 주적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계속 미국에 대한 반미, 반제 교양으로 인민들을 무장시킨다는 거죠.”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한국 국사문제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미사일 선전·선동은 주민들 사이에서 점점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ICBM 시험 발사 선전이 주민들에게 잠시 자부심을 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민생악화에 따른 불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고영환 / 한국 국사문제연구원 자문연구위원
“김정은이 지난 10년 동안 해 놓은 것이 결국 핵과 미사일밖에 없잖아요. 주민들을 위해서 해 놓은 것은 없다시피 하니까 김정은으로서는 이것을 계속 밀고 나갈 수밖에 없고. 그런데 북한 주민들 속에서도 ‘뭔 자꾸 미사일을 쏴?’ 이런 것이 의식 속에 나타납니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 참모를 지낸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최첨단 전투기 2천여 대를 포함해 군용기 1만 3천여 대, 로켓 추진체 1천 3백 기, 항공모함 11척과 핵 추진 잠수함 68척, 현역 병력 140만 명 이상 등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갖춘 미국과 장기적 대결을 준비하겠다는 김정은의 언급은 오만한 거짓말이라면서 주민과 군대를 모두 위험하게 한다고 일축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김정은의 발언은 무지하고 오만합니다. 그의 군대와 주민들에게 안보와 역량에 관한 잘못된 의식을 심어 주민과 군대를 모두 위험하게 만듭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특히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적은 병력으로도 지금까지 선전하는 이유는 몇 년 동안 미국과 서방세계에서 훈련을 제대로 받았고 현대화된 무기들을 사용하기 때문이라며, 북한군은 훈련이나 첨단 무기 등 모든 면에서 미군을 위협할 수준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러시아군은 푸틴이란 독재자를 위해 싸우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은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어 차원이 다르다면서 미군과 한국군도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위해 싸우는 반면 김정은을 위해 싸우며 세뇌된 북한군은 한계가 있고, 궁극적으로 미국과 한국에 승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