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위반 전력이 있는 북한 선박 5척이 광물을 취급하는 중국의 항구에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제재 위반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의 지도입니다.
북한 선박 금진강 호의 위치 정보가 중국 산둥성 룽커우 항의 안쪽 부두에서 확인됩니다.
룽커우 항 인근 바다에도 민흥과 금성, 태평, 고산 호 등 북한 선박 4척이 입항을 대기하고 있습니다.
모두 화물선인 이 선박들은 적재함에 광물이나 곡류 등 포장되지 않은 화물, 즉 벌크 화물을 실을 수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가 수출을 금지한 석탄을 운송할 때도 통상 이들 벌크 화물선을 이용했었는데, 이곳이 주로 광물을 취급하는 항구라는 점에서, 북한 선박들이 룽커우 항에 일제히 나타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북한 선박들이 룽커우 항에서 비료 등을 선적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만으로는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하지만 이들 선박 5척 중 2척이 대북제재 위반에 연루됐던 전력이 있어 주목해야 할 대목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3월 보고서에서 현재 룽커우 항에 머물고 있는 태평 호가 2020년 6월부터 8월 사이 여러 차례 중국 영해에서 발견됐으며, 주로 북한산 석탄 수출에 동원됐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는 고산 호가 같은 의혹을 받았는데 2020년 6월 저우산 인근 해역에서 석탄을 다른 선박에게 넘기는, 이른바 선박 간 환적에 가담해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부과된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의 위반이라는 게 전문가패널의 설명이었습니다.
또 고산 호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의 특별지정 제재대상, 즉 미국 정부에 의해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돼 고산 호와 거래를 하거나 연료 등을 판매하는 회사들은 미국의 세컨더리 생션, 즉 2차 제재를 감수해야 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국제사회의 더 적극적인 제재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제재 선박을 포함한 북한 선박들이 중국 근해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한 VOA의 논평 요청에 유엔의 대북제재는 그대로 유지되며, 우리는 유엔에서의 외교와 북한 주변국과의 외교 등을 통해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에 도발 중단과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 또 미국과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강력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계 각국에 일치된 대북 압박 노력을 주문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