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와 숨진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세계 최대 결제 서비스 ‘페이팔’에 정보 공개를 요청했습니다. 북한의 자산과 관련된 정보로 추정되는데, 웜비어 씨 부부의 북한 압박이 멈추지 않고 있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자산 추적을 하고 있는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이번에는 ‘페이팔’을 통해 북한 관련 정보수집에 나섰습니다.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는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해 최근 공개된 ‘보호 명령’ 요청서에서 재판부가 페이팔이 보유한 특정 정보를 공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페이팔도 이 같은 정보 제공에 동의했다면서, 다만 해당 정보의 기밀성으로 인해 페이팔에 대한 법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페이팔은 전 세계 200개국, 25개 통화권에서 운영되고 있는 전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 회사입니다.
웜비어 씨 측이 이번 요청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않아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페이팔에 특정 정보를 요청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번 요청이 북한에 대한 손해배상 승소액 회수를 근거로 하는 만큼, 페이팔이 보유한 북한 자금이거나 대북제재 위반과 관련된 제3국 등의 자산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웜비어 씨 부부는 지난 2018년 4월 아들인 오토 웜비어가 북한 당국의 고문으로 사망했다며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12월 약 5억 달러의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북한 정부로부터 5억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자산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근 웜비어 씨 부부는 미국 뉴욕주 감사원이 동결 중인 북한 조선광선은행의 자금 24만 달러를 회수했으며, 미국의 웰스 파고와 JP모건 체이스, 뉴욕멜론은행 등이 북한 자산 2천379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이에 대한 회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웜비어 씨 부부는 최초 승소 판결을 받은 이후 북한 자산 추적과 압류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습니다.
신디 웜비어 / 오토 웜비어 어머니 (2019년 12월)
“북한에 보내는 나의 메시지는 항상 같습니다. 사람이 소중하고 오토 웜비어가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우리 아들을 절대로 잊지 못하도록 만들 겁니다.”
웜비어 씨 부부는 또 워싱턴의 대형 로비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북한의 자금을 추적해 회수하기 위한 법적 절차는 물론 이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로비 활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어 이번 조치 역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