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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북한 국경봉쇄 ‘인도적 지원’ 막아…‘제재 탓’ 일축”


[VOA 뉴스] “북한 국경봉쇄 ‘인도적 지원’ 막아…‘제재 탓’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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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주재 중국대사가 국제사회 제재 때문에 북한에 반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대북 인도주의 품목들이 실제로는 북한의 국경봉쇄 장벽에 막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의 제재 면제를 승인받은 의료장비와 농기구 등 1천만 달러가 넘는 품목들이 북한의 조치로 발이 묶인 것이 사실인데 이를 제재 탓으로 연관 지으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김정규)

유엔주재 중국대사가 국제사회 제재 때문에 북한에 반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대북 인도주의 품목들이 실제로는 북한의 국경봉쇄 장벽에 막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의 제재 면제를 승인받은 의료장비와 농기구 등 1천만 달러가 넘는 품목들이 북한의 조치로 발이 묶인 것이 사실인데 이를 제재 탓으로 연관 지으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김정규)

지난 7일 러시아가 주재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대북제재가 북한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사례들을 열거했습니다. 농기계와 의료장비 등이 북한으로 반입되지 못하고 있어 북한의 민생에 어려움을 불러일으켰다는 겁니다.

장쥔 / 유엔주재 중국 대사 (지난 7일)

“안보리 결의 2397호 채택 이후 북한에 심각한 인도적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농기계와 의료장비, 수질개선용 파이프 등 인도주의 민생용품의 대북 수입이 심각하게 제한돼 왔습니다.”

그러나 VOA가 유엔 안보리의 인도주의 품목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 현황을 살펴본 결과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북제재가 인도주의 품목의 반입을 막고 있다는 것이 중국의 주장이었지만, 실제로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 면제 허가를 받아 북한 반입을 앞두고 있는 품목들입니다.

현재 대북제재위원회는 국제기구와 민간 지원 단체 16곳에 대한 23건의 제재 면제 승인을 통해 약 3천 개의 품목, 실제 약 수십만 개의 물품들에 대한 대북 반입을 허가하고 있습니다.

이중 구체적인 물품의 액수를 공개한 승인 서류는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12건이었는데, 이들의 총합은 미화 1천214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결국 액수가 공개되지 않은 물품까지 합쳐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물품 수만 개가 북한 반입을 허가받아 현재 대기 상태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장쥔 대사가 언급했던 농기계와 의료장비, 수질개선용 파이프 모두 승인 서류에 골고루 분포돼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비정부기구(NGO) ‘아그로텍 SPA’는 여러 농업용 장비와 함께 중국산 농업용 트랙터를 크기 별로 약 116대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신청해 허가받았고,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 등에는 북한의 수질개선 프로젝트에 필요한 수백만 달러어치의 수도 파이프 등 관련 장비들의 대북 반입 승인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품목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북한이 강화해 온 국경봉쇄 조치로 인해 반입되지 못했을 뿐, 장쥔 대사가 지적한 대북제재의 영향을 받진 않은 것입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도 이 같은 장쥔 대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 유엔주재 미국 대사 (지난 7일)

“구체적으로 북한과 관련해 안보리는 지난 12월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 OCHA 브리핑을 통해 북한에 인도적 지원품을 보내는 데 있어 첫 번째 걸림돌은 국제사회 제재가 아닌 북한이 자체적으로 가한 국경 봉쇄 때문이라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8일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유엔에서 인도주의 제재 면제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끌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또 인도주의 단체들의 신청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신속하게 검토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장쥔 대사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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