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 북한과 관련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올해는 이들 사건과 관련된 여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북제재를 위반한 개인 등에 대한 형사 사건부터, 북한 억류 피해자들의 북한 상대 민사 소송까지 여러 건이 있습니다. 올해 주목되는 판결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올해 북한이 연관된 미국 법원의 판결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버질 그리피스 씨 사건’입니다.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의 개발자인 그리피스 씨는 지난 2019년 4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가상화폐 컨퍼런스에 참석한 혐의로 같은 해 11월 미 수사당국에 체포돼, 다음 달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서 최종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서 검찰은 그리피스 씨가 연설을 통해 약 100명의 북한인들에게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제재 회피와 자금세탁에 이용될 수 있는지를 조언하고, 북한에 암호화폐 관련 연구시설 설치를 위해 2018년 서울시장과 서울시 정부 등의 도움을 받으려 한 정황을 지적했습니다.

그리피스 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의 혐의 중 ‘국제긴급경제권한법’ 공모 혐의에 유죄를 인정했으며 이에 따라 최대 20년의 구금형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첫 북한 국적자 문철명의 법적 공방도 주목됩니다.

말레이시아에서 무역 업무를 했던 문철명은 2019년 5월 돈세탁 등 6개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됐으며, 지난 3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뒤 약 10개월째 수감된 상태입니다.

그 밖에 북한 해커들의 수익금으로 추정되는 가상화폐 계좌에 대한 미국 검찰의 몰수 소송과 대북제재 위반 기업들의 자금 237만 달러 소송도 올해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북한에 700여 일 간 억류됐던 케네스 배 씨와 가족들의 소송도 최종 판결 여부가 주목됩니다. 앞서 케네스 배 씨는 북한에서 겪은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며, 북한 정권의 배상 책임을 주장했습니다.

케네스 배 / 느헤미야글로벌이니셔티브 대표 (지난 2018년)

“제가 그곳에 735일, 2년하고 5일 동안 억류돼 있었고요. 교화소 생활과 병원 생활을 오가면서 쉽지 않은 시간이었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돌아와서 회복하는 여정들을 겪으면서 그곳에 남겨진 사람들, 사실 북한의 2천500만 주민들은 70년 동안 그렇게 살고 계시기 때문에 그분들에 대한 마음 그 생각들이 많아졌었고요.”

현재 북한은 미국 해군 푸에블로호 승조원들에 대한 배상금 23억 달러와 오토 웜비어의 부모 5억 달러 등 약 37억 달러에 대한 배상 판결을 받은 상태인데, 추가로 패소 판결을 받을 경우 배상액 규모는 4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외 2019년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일원인 크리스토퍼 안 씨의 스페인 신병 인도 결정이 미 법원에 계류된 상태로 올해 안에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재판부가 만약 안 씨에 대해 송환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안 씨에겐 항소의 기회가 주어지며, 이와는 별도로 국무장관이 ‘신병인도 반대’ 결정을 내릴 경우 안 씨는 스페인으로 가지 않아도 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