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중국 기업과 관계자들의 대북제재 위반 자금 약 96만 달러에 대해 몰수 판결을 내렸습니다. 중국의 통신기업 ZTE와 북한 사이의 거래를 주선한 혐의를 받았는데, 해당 업체는 물론 관계자들의 개인 자산도 몰수하라는 법원 명령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1일 중국 기업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래이딩’ 등의 대북제재 위반에 대한 위반자금 몰수를 허가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중국의 통신기업 ‘ZTE’가 불법으로 북한에 통신기기를 판매하고, 관련 자금을 거래할 당시 이 업체가 중간에서 자금을 거래했다는 미국 연방검찰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겁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라이어 인터내셔널’의 자금 42만9천900달러와 이 업체의 대표인 탕씬의 미국 투자이민 예치금 50만1천771달러, 그리고 탕씬과 남편 리씨춘의 예치금 2만4천209 달러 등 총 95만5천880 달러에 대해 미국 정부의 몰수를 명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피고 측이 소송에 대응을 하지 않아 원고 즉, 미국 연방검찰의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궐석 판결’ 형식으로 내려졌습니다. 앞서 연방검찰은 지난해 9월 ‘라이어 인터내셔널’ 등의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지적하면서 문제의 자금에 대해 몰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라이어 인터내셔널’은 북한의 조선체신회사를 대신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19차례에 걸쳐 미화 776만 달러를 ZTE에 송금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북제재 기관인 북한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하고, 또 북한에서 받은 돈을 ZTE로 전달할 때도 미국의 금융망을 이용하면서 여러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연루됐습니다.

중국 기업과 중국인의 자산이 미국 정부에 몰수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라이어 인터내셔널’의 자금과 탕씬 등의 개인 자산은 미국의 사법권이 미치는 미국계 은행에 예치돼 있었고, 탕씬 부부의 미국 투자이민 비용 약 50만 달러도 미국 내 투자처로 이미 넘어오면서 검찰이 차단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개인 자산 몰수와 관련해 미국 검찰은 이들 부부에게 또 다른 소득이 없었고, 따라서 문제의 자산이 대북제재 위반을 통한 수익금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북한의 불법 행위 근절 도구의 하나로 법무부의 조치가 활용되고 있다고 확인했는데, 실제로 대북제재 위반 등에 대한 법적 조치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조치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존 디머스 / 전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 (지난해 10월)

“(법무부 국가안보 부서의) 큰 변화는 대테러 대응에서 국가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현재 상당 부분의 업무가 여기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가적 위협에 해당하는 나라는 4개입니다. 중국, 북한, 이란 그리고 러시아입니다.”

한편 미국 법원에는 대북제재 위반 자금과 관련한 다른 소송 3건이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방검찰은 지난해 3월 북한의 가상화폐 계좌 113개에 대해, 지난해 8월에는 또 다른 280개 계좌에 대해 몰수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국적이 공개되지 않은 업체 3곳의 대북 제재 위반 자금 237만 달러에 대해서도 몰수 소장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3건의 대북제재 위반 혐의 몰수 소송들은 모두 공식 공고 등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상태여서 법원의 최종 ‘궐석 판결’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