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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한국 ‘교황 방북’ 추진…‘독재 정당화·정치적 이용’ 우려”


[VOA 뉴스] “한국 ‘교황 방북’ 추진…‘독재 정당화·정치적 이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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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9일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교황 방북 추진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 역할보다 한국과 북한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9일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교황 방북 추진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 역할보다 한국과 북한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을 계기로 한국 정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에 대한 기대감을 내놓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비현실적이며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부정적 평가가 많습니다.

교황 방북 추진에는 북한 주민의 인권과 신앙의 자유보다 한국 국내 정치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27일 VOA에 교황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김정은에게 정치적 정당성만 부여하는 역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킹 /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교황의 방북이 김정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지 의심스럽습니다. 김정은이 매우 갖고 싶어 하는 지위와 위신, 관심을 주게 될 뿐이며 김정은은 그것을 갖게 돼 아주 기쁠 것입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교황의 방북을 남북대화와 미북협상의 돌파구로 삼으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면서, 교황이 현재 남북한을 갈라놓고 있는 것과 관련한 어떤 합의도 중재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희망은 결코 정책이 될 수 없다면서 기저에 깔린 긴장과 불협화음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 한국전쟁 종전선언 등을 하는 것은 암 환자에게 반창고를 붙이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SAIS 동아시아연구소장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몇 달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제안을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교황의 방북과 평화의 연관성은 분명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절박한 상황이고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교황청은 이해할 것이라면서 신앙을 억압하는 북한 정권을 아무 조건 없이 방문해 문 대통령과 그의 당에 선물을 안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교황의 보좌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절박한 상황이고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것입니다. 교황이 문 대통령과 그의 당에게 이런 성격의 무조건적인 선물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북한은 모든 교단의 기독교인들을 탄압하는 정권입니다.”

반면에 교황의 방북이 남북한의 정치적 의도에 휘둘리지 않고 북한의 인권 개선 목적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북한의 종교와 인권 탄압 실태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요구를 끌어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교황과 동행하는 세계 언론들이 북한의 생활 환경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최소한 일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교류할 수 있도록 하면서 종교적 의미를 넘는 더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방북 여부와 관계없이 천주교 수장으로서 교황이 갖는 영향력이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의 인권 상황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고 킹 전 특사도 방북과 별개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교황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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