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에 미북 대화 복원을 계속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립국처럼 처신하면서 동맹인 미국을 과도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을 파괴하려는 정권과 한국을 방어하려는 동맹 사이에서 중개인을 자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는 접근법이라는 지적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마이클 오핸론 브르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북 대화 재개를 거듭 촉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접근법에 대해 동맹인 한국이 중립국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오핸론 연구원은 한국의 중재는 중립적 역할이나 중간자 입장을 암시하고 있지만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미국과 한국은 동맹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루빨리 북한과 미국이 마주 앉는 것이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미북 간 조속한 대화 재개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겠다는 이 같은 전략은 미국과 북한 모두의 비난을 자초할 것이라며 동맹과 적국 사이에서 한국을 고립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한국이 아무리 미북 간 중재 역할을 하려고 해도 북한은 여전히 한국을 미국의 동맹이라고 비판합니다. 북한은 미한 관계를 벌려놓으려 하는데 한국 정부가 미북 간에 공정한 역할을 암시하는 중재자를 자임하는 것은 북한의 손에 놀아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의 중재자 구상은 이미 실패 경험이 있는 전략이라며, 한국이 우군과 적군 사이에서 중재를 자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는 전략으로 독창적인 게 아닙니다. 이미 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 경험했던 전략입니다. 이 개념의 근본적 문제는 한국을 파괴하는 데 전념하는 정권과 한국을 방어하는 데 전념하는 동맹 사이에서 한국이 중개인을 자처한다는 점입니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한국의 이런 접근법은 동맹을 마모시키고 남북 간 충돌에 궁극적으로 미국이 개입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며, 북한이 오랫동안 목표로 해왔던 일을 한국이 왜 자국의 목표로 세우려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대화 단절은 미국의 책임이 아니라 북한 스스로 모든 접촉을 끊었기 때문이라며, 한국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적이고 모욕적인 언사에 문제를 제기하는 대신 동맹인 미국에 이런저런 주문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현재 북한이 유독 한국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는 등 남북관계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이 과연 중재자 위치에 설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며, 한국이 미북 대화 촉진이 아니라 어떻게 북한을 한국과 대화하도록 만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