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 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한국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난 담화를 내놨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무례하고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북한의 이런 언행을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남북관계가 대결 양상으로 번지는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17일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6.15 선언 20주년 기념사 내용이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김 제1부부장은 한국 측이 지난 2년간 미한동맹 만을 우선시해왔다며, 문 대통령이 책임 있는 당사자이면서도 아쉬움이나 토로하는 철면피의 극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조선중앙 TV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남조선 당국자의 연설을 듣자니 저도 모르게 속이 미슥미슥해지는 것을 느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한국 정부 당국의 특사 제안을 공개하면서 뻔한 술수의 불순한 제의라며 거부하고 특사 파견 같은 비현실적 제안의 시늉이 아니라 올바른 실천으로 보상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 등을 통해 남북관계를 후퇴시켜서는 안 되며 남과 북이 직면한 난제들을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자는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북한의 비난은 무례하고 몰상식한 행위라며 경고했습니다.

윤도한 / 한국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북한 측이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서 이러한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입니다. 이는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한 측의 이러한 사리 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합니다.”

또 한국이 상황 타개를 위해 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한 것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은 전례 없는 비상식 행위라면서 북한의 언행으로 발생한 일련의 모든 사태의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이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되돌릴 수 없다며 북한에 소통을 통해 협력사업을 찾아 나가자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발표를 통해 17일 현재 구체적 군사행동이 검토되고 있다며,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연대급 부대와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고,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했던 초소도 다시 진출하며, 모든 전선에 포병부대를 증가하고 남북 접경에서 각종 군사훈련도 재개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