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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톱 다운’ 외교…장점과 한계”


[VOA 뉴스] “‘톱 다운’ 외교…장점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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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지 오늘로 꼭 2년이 됐습니다. 전세계의 주목 속에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은 트럼프 행정부 대북 협상의 특징인 ‘톱다운’ 외교의 결정이었는데, 오늘은 그 장점과 한계를 짚어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으로 출발해 이듬해 2월 합의 결렬로 끝난 하노이 2차 정상회담.

또다시 전격적으로 이뤄진 6월 판문점 회동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처음부터 정상급 외교로 북 핵 협상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70년 적대 관계인 두 나라 정상이 1년 사이 세 차례나 만난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고 그동안 주고받은 정상 간 친서도 공개된 것만 최소 10차례가 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해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1월)

“김 위원장은 나를 좋아하고 나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잘 지냅니다. 그는 북한을 대표하고 나는 미국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이처럼 국가 정상이 전면에 나서 협상을 주도하고 그 동력을 아래로 내려주는 톱다운 방식은 외교에서 흔치 않습니다.

실제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0년 미북 공동 코뮈니케,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12년 2.29 합의 등 역대 미-북 합의는 모두 실무진의 거듭된 협상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제네바 합의를 이끌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북 핵 특사는 이 같은 톱다운 방식은 파격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톱다운 외교는 실무급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반전과 추동력이 있다는 평가 속에, 장기 교착 상황과 더딘 진전, 최근 북한의 대미 강경노선에도 불구하고 아직 협상의 판이 깨지지 않은 것은 톱다운 외교의 장점으로 분석됐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 전 6자회담 차석대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분명히 한 것처럼 두 정상 간의 관계와 상호 신뢰는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톱다운 외교의 유용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결렬로 끝나면서 톱다운 외교의 한계 또한 여실히 드러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실무급 회담과 달리 이목이 집중되고 정권에 부담이 큰 정상 간 외교는 실패할 경우 대안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아무런 진전이 없으면 달리 갈 곳이 없습니다. 이미 정상급에서 시작을 했기 때문이죠. 정상이 만난 뒤 무엇을 하겠습니까? 차관보를 보내 새로운 협상을 시작할 겁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그것이 큰 문제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거듭된 정상 간 만남에도 불구하고 비핵화와 관계 개선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것은 실무진들의 후속 협상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은 비핵화 등 미북 간 이슈는 매우 세부적이고 복잡 미묘하다며 전문가들을 통한 기술적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정상들은 세부 사안을 논의하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린다면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로 실무 협상의 중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이 모든 쟁점을 톱다운 방식으로 협상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양측 실무진들의 충분한 논의가 반드시 병행돼야 톱다운 방식이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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