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은 누그러졌지만 워싱턴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급변사태를 가정한 북핵 프로그램의 안전 확보와 폐기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북핵 전문가는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한 복안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지난 1, 2 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던 올리 하이노넨 국제원자력기구 IAEA 전 사무차장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비한 구체적 핵 폐기 복안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핵 폐기 방안에 대해 연구해왔고 북핵 프로그램 지식에 근거해 예비 계획을 갖추고 있다며, IAEA와 미국은 이미 이라크와 남아공, 리비아 등의 핵 시설 검증을 주도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기존 핵 검증 국가들보다 규모도 훨씬 크고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것이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
“북한은 플루토늄 40~50kg과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고 아직 실험을 거치지 않은 핵무기를 개발 중입니다. 핵물질 비축량만 놓고 보면 60~70년대 남아공 수준이지만 문제는 북한의 핵무기 생산시설입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또 북한 핵 폐기 과정에 미사일과 생화학무기 부문도 포함돼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이 과정을 전담할 특별팀을 구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
“북한은 핵무기 탑재만을 목적으로 한 미사일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재진입체, 핵탄두 설계 등이 포함되는데 이 역시 폐기 대상입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 핵 시설 폐기와 관련해 핵탄두 제조 시설과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무기화하는 시설 등 단일 목적의 시설들은 평화적 용도로 전환할 수 없는 만큼 시설 전체를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농축 시설이나 우라늄 광산 등은 국제사회의 통제 속에 평화적 목적이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유지와 현대화 작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핵무기 전용 미사일 프로그램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핵 폐기 절차를 모두 마치기 위해서는 10년까지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거의 파산 상태인 북한이 핵 폐기 비용을 지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북핵 프로그램 폐기에는 미국뿐 아니라 국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도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의 감독 아래 물리적 폐기 작업에 적극 동참하고, IAEA와 함께 검증 작업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