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관이 ‘여성 역사의 달’을 맞아 한국전쟁 종군 여 기자였던 마거릿 히긴스의 업적을 소개했습니다. 히긴스 기자는 당시 포탄이 쏟아지는 최전선을 다니면서 참혹한 전쟁과 한국인들의 현실을 전 세계에 알려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한국 전쟁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던 지난 1951년.

미국에서 언론과 문학, 음악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세운 이들에게 주는 퓰리처상 선정 위원회가 전례 없는 발표를 했습니다.

한국 전쟁 취재 종군기자 6명을 올해의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인 ‘뉴욕 헤럴드 트리뷴’의 마거릿 히긴스 기자를 수상자로 선정한 겁니다.

위원회는 히긴스 기자가 최전선에서 보도한 기사는 높은 진취력과 용기를 보여준다며, 여성으로서 특별한 위험을 무릅쓴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미국에서 매년 3월마다 기념하는 ‘여성 역사의 달’을 맞아 ‘트위터’에 히긴스 기자를 소개했습니다.

그가 종군기자로 활약하며 한국전쟁을 취재한 공로로,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냐고 물으며, 70년 후 미국 배우 매간 폭스는 인천상륙작전의 숨은 영웅, 학생 병사들을 그린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그녀의 역을 맡아 연기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메간 폭스 (마거릿 히긴스 역) /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무슨 수를 써서든 이 전쟁을 전 세계에 알리고 말 겁니다.”

실제로 일본 특파원이었던 히긴스 기자는 전쟁 발발 이틀 만에 한반도로 달려가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 전투 등 최전선을 누비며 현장 소식을 전 세계에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그의 삶을 다룬 책 ‘전쟁의 목격자’에 따르면, 히긴스는 안전한 사령부 건물이 아니라 포탄이 떨어지고 교전이 치열한 전투 현장에서 병사들과 함께 취식하며 전쟁을 취재했습니다.

아울러 한반도에 생소했던 미국인들에게 한국인들의 문화와 열악한 상황, 흥남의 극적인 피난민 철수 소식을 전해 수많은 미국인들이 위문품을 보내는 계기가 됐습니다.

히긴스 기자는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한국전쟁 회고록 ‘자유를 위한 희생’을 펴냈고, 다시 베트남 전쟁터로 달려갔다가 풍토병에 걸려 1966년에 45세의 젊은 나이로 숨졌습니다.

지난 2010년 한국 정부는 뒤늦게 히긴스의 기여를 인정해 정부 최고 훈장 가운데 하나인 수교훈장 흥인장을 그의 가족에게 수여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