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북한 당국은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의료 환경과 열악한 인권 상황인 북한의 이런 주장에 대해 각국의 사회관계망 사용자들은 냉소적인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편집: 김선명)
전 세계 3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트위터’에는 요즘 ‘북한 내 바이러스 업데이트’란 글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토미’란 이름의 사용자가 시간별로 북한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숫자를 1명과 0을 계속 번갈아 올렸습니다.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북한 정권이 바로 감염자를 처형해 확진자 수가 1과 0을 반복하고 있다는 냉소적 의미인데 사흘 만에 20만8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최근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높은 짧은 동영상 공유 앱 ‘틱톡’에는 53만 명 이상 시청한 북한 관련 동영상이 인기입니다.
기침을 심하게 하는 청년 머리 위로 중국과 이탈리아, 미국의 많은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나타난 뒤 북한이 나오자 청년이 총을 쏩니다.
10만 명 이상 시청한 이 동영상은 북한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간부가 처형됐다는 미확인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합니다.
북한 버스 정류장에서 한 남성이 기침을 하자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이 모두 품 안에서 총을 빼 이 남성을 쏘고 소독제를 뿌리는 동영상도 빠르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북한 당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깊은 불신과 공개처형 등 생명 경시 풍조를 동시에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지난 2014년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은 국가 정책에 따라 심각한 범죄가 아닌데도 정치범죄 혹은 다른 범죄에 책임을 물어, 재판 없이 공개적으로 또는 비밀리에 처형을 집행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로버트 데스트로 /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
“물론 우리는 북한 주민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불행한 상황에 처해있는 모든 가족에게 위로를 표합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정권에 대한 냉소적인 국제 풍조는 김정은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그만큼 팽배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행태를 바꿔 주민들을 돌보지 않으면 그를 비정상적인 지도자나 괴물처럼 묘사하는 내용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