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감염 대응과 치료에서 성분이 낮은 계층과 지방 주민들이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평양과 특수 계층 보호에 집중하면서 면역력이 약하고 의료 환경도 열악한 지방 주민들에게 감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인도주의 보건센터’의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는 6일 VOA에, 북한의 고질적인 성분 제도와 지역 차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권에 충성하는 핵심계층에 보건·의료 지원을 집중하고, 동요 계층이나 적대 계층은 의료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북한의 현실이 그대로 적용될 우려가 크다는 겁니다.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 / 존스 홉킨스 의대 ‘인도주의 보건센터’
“지역 간 격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건강 관련 데이터들을 보면 백신 제공이나 영양 결핍이든 평양과 지방 (농촌) 간 격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엔 등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은 평양과 지방의 영양 상태와 의료·보건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 왔습니다.
윤지현 /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만성 영양 불량률만 봐도 (2017년) 평균값은 19% 정도인데 양강도는 30%가 넘고 평양은 10%로 거의 20% 이상 차이가 납니다. 사실 같은 나라 안에서 어떤 저개발 국가도 이렇게 차이가 나기가 어려운 겁니다.”
따라서 지방 주민들의 면역력이 훨씬 약해 바이러스에 더 취약한 상황이지만 북한 당국은 이를 거의 방치한 채 평양 보호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권을 수호하는 특수기관, 특히 군대 내 코로나바이러스 방지에 주력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패트릭 크로닌 / 허드슨연구소 아태석좌
“김정은 정권은 코로나바이러스를 막을 군사력이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군대에 퍼져 자신을 위협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바이러스를 격추할 미사일이 없습니다.”
크로닌 석좌는 김 위원장이 3일 방사포 발사 훈련을 지도할 때 주변의 북한 군인들이 모두 마스크를 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김정은 정권에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 위협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중 국경 지역 통행을 감시하는 국경수비대와 평양으로 향하는 도로 검문소 군인들이 바이러스 접촉 확률이 매우 높아 군대 감염에 대한 김 위원장의 두려움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구호처럼 모든 인민의 건강 보호에 집중하길 바라지만 북한의 모든 것은 체제 유지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