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잇따라 암호화폐 해킹을 시도하고 암호화폐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암호화폐에 대해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직접 해킹이 불가능한 암호화폐 대신 현금화 할 수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 정보를 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김선명)
미국의 암호화폐 전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지난해 싱가포르의 암호화폐 거래소 ‘드래곤 엑스’를 해킹해 약 700만 달러를 탈취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과 12월, 또 지난 1월에도 잇따라 가짜 암호화폐 거래 회사를 만들거나 위장 사이트를 개설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공격하거나 거래 정보를 빼돌리려 한 정황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북한의 관심은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거래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해킹하는 데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암호화폐는 데이터 분산 저장을 가능하게 하는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해킹이 불가능한데,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사고파는 거래소가 생기면서 보안이 취약한 거래소들이 북한의 새 목표가 됐다는 것입니다.
패트릭 워들 / 잼프 보안담당 책임연구원
“만일 많은 자금에 접근할 수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관리자를 해킹할 수 있다면 암호화폐 자금과 거래소는 라자루스의 주요 목표 중 하나임에 틀림없습니다.”
기존 은행 해킹은 각국 정부가 통제하고 국제통화는 흔적이 남는 만큼 해킹이 어렵지만 암호화폐 거래소는 통제의 주체가 없어 북한에게 손쉬운 해킹 대상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잇따라 암호화폐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이유도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으로 탈취한 암호화폐를 현금화하고 자금을 세탁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매튜 하 /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
“북한은 지난해 암호화폐 컨퍼런스에 참가한 미국인에게 북한이 암호화폐를 어떻게 자금 세탁하고 제재 회피에 이용할 수 있는지 발표를 요청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킬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그동안 국제 금융기관과 암호화폐 해킹 등으로 20억 달러를 탈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해킹 추적이 어렵고 보안이 취약한 암호화폐 거래소를 노려 정권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각국의 해킹 방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