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협상 교착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 미-한 동맹을 훼손하려는 북한의 시도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편집: 김선명)
미국 스팀슨센터가 31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선전전’에 대해 미국은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용섭 / 전 국방대 부총장
“북한은 일제시대 이후 미국에게 점령군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은 미국의 적대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한 전 부총장은 최근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며, 대남 선동 전문가인 리선권을 신임 외무상에 임명한 것도 동맹 균열이라는 목적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평화 수호’ 이미지를 갖춰야 하고,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사실 등을 국제사회에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없다는 데 동의하면서, 다른 방법의 접근법을 강조했습니다.
황일순 / 울산과학기술원 석좌교수
“지난 30여년간 우리는 속았습니다. 속임수에 넘어간 것입니다. 이건 게임이 아닙니다. 미국 당신들은 우리의 가치 체계에서 (김정은) 정권을 제거해야 합니다.”
비핵화 합의는 모든 세부 내용이 담긴 종합적 방식이어야 하지만 이행은 단계적인 일종의 ‘스몰 딜’ 등 창의적 방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상현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아마도 앞으로는 북한과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 과정을 진전시키기 위해 다소 창의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선 ‘빅딜’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결정한다면서 미북 실무 협상에 대한 실효성에 회의적이었습니다.
제니 타운 / 스팀슨센터 연구원
“우리가 하노이에서 본 것처럼 김정은은 스스로를 적극적인 협상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실무 협상진은 (실질적인) 협상을 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이 더 나서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북한 스스로 핵 문제를 미국과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미국과 북한이 해결해야 될 사안으로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