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북한의 도움으로 땅굴, 즉 지하 터널을 건설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스라엘 민간기관의 이 보고서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북한의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가 헤즈볼라에게 기술력과 자재 등을 공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이스라엘 민간기관인 알마 연구-교육센터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입니다.
레바논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터널의 땅을 제목으로 한 이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 간 커넥션’을 부제로 달면서, 이 지역 땅굴 건설에 북한과 이란이 관여한 사실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전쟁 직후 헤즈볼라가 북한과 이란의 도움을 받아 기존 땅굴보다 규모가 훨씬 큰 땅굴 네트워크를 건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땅굴은 수십 킬로미터로 연결돼 있으며, 레바논의 수도이자 헤즈볼라의 본부가 있는 베이루트 지역과 헤즈볼라의 작전 후방기지인 ‘베카 지역’, 그리고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부 군사 요충지를 전략적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 땅굴은 북한이 과거 한국 비무장지대에 만든 땅굴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크기로 볼 때 무장 군인들이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고 작은 차량 등도 통과할 수 있는 형태를 갖췄다면서 땅굴 건설에 유엔 안보리와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 기관인 북한의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가 주도적으로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헤즈볼라는 2014년 이 회사가 1천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통해 각종 장비와 자재는 물론 전문 인력 6명을 지원받았으며, 이 중 600만 달러는 현금 대신 헤로인과 코카인 등 마약으로 당시 중국과 태국 등지에서 레바논과 이란 관계자에 의해 북한 측에 전달됐다고 보고서는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한국 침략을 목적으로 과거 땅굴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1974년 한국 연천 인근 비무장지대 DMZ에서 제 1 땅굴을 시작으로, 1970년대에는 2개의 땅굴이 더 발견됐고 1990년대에는 제4 땅굴이 확인된 상태이며, 일각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남침용 땅굴이 더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