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이 국 내외적으로 저지른 자의적 구금과 납치, 강제실종 기록을 모은 국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가 개설됐습니다. 한국과 스위스 등의 9개 인권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했는데,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끝까지 추적해 진상 규명과 책임을 추궁하면서 북한 당국에 개선을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한국의 북한 인권 조사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과 스위스의 휴리독스 등 9개 인권단체가 27일 공개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의 이름은 ‘발자국’이란 뜻의 ‘풋 프린트’입니다.
북한 정권에게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와 가해자 등을 모두 추적해 기록하겠다는 상징적 의미인데, 한 정권이 저지른 자의적 구금과 납치, 강제실종 사건이 주요 대상입니다.
신희석 /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은 해외에 알려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의적 구금이라든가 납치, 강제실종, 살해 피해자와 가해자, 현재 진행 중인 구제 절차를 사람들이 보기 쉽게 정리해 인지도도 높이고 북한 인권 개선에 앞장설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영어와 한국어, 일본어 등 3개 언어로 구축된 이 사이트는 공개 가능한 피해자와 가해자 정보, 사건과 인물들 사이의 관계, 지리 공간 정보, 유엔과 국제기구에 제출한 진정서, 북한 당국의 답변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6·25 한국전쟁 국군포로와 민간인 납북자 등 1950년부터 2016년까지 발생한 2만여 명의 피해자 정보가 수록돼 있으며, 앞으로 피해자 7만 명이 계속 입력될 예정입니다.
이같은 자료 구축은 북한 정권이 벌인 반인도범죄와 전쟁범죄 규모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높이고, 피해자 가족들의 사건 기록을 영구 보존해 향후 진상규명과 책임추궁, 배상, 추모 사업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신희석 /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
“단순히 시간이 지남으로써 그냥 잊힐 문제라든가 사라질 문제가 아니라 북한 정권이 이것에 대해 진실 규명이라든가 생존자가 있을 경우 생존자 석방과 송환을 해야지 해결되고 끝낼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알리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피해 가족 단체 중 하나인 6·25 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이미일 이사장은 납북 인사들의 명단을 파악하고 기록을 정리하는 일은 수십 년간 끝없는 일이었다면서 소중한 기록이 온라인상에 체계적으로 보존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단체들은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해결 노력이 미진해 민간단체들이 직접 나서게 됐다면서 앞으로 북한 주민들의 구금과 실종 사건 조사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