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 등 5개 나라를 미국의 대테러 노력에 협조하지 않는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1970년대 여객기를 공중 납치하고 일본인들에 대한 납북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분명하게 명시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미국 정부가 대테러 노력에 협조하지 않는 국가로 지목한 나라는 북한과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쿠바입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 등 이들 국가들이 미국의 ‘무기 수출 통제법’에 의거해 2019년 미국의 대테러 노력에 전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나라로 지정됐다는 것을 미국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지정은 국방 물자와 서비스에 대한 판매와 수출을 금지하고, 미국인들과 국제사회에 이들 나라들이 미국 대테러 노력에 전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과 연관된 과거 테러 사례도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1970년 적군파 요원 9명이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이륙한 일본 항공 351편 여객기를 공중 납치한 ‘요도호 사건’을 지적하며 이 사건에 관여한 4명의 일본 국적자들이 계속 북한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적군파 요원들은 한국에 승객들을 내려주고 승무원 등을 납치해 평양으로 도주한 뒤 북한으로 망명했습니다.
국무부는 또 일본 정부가 1970년대 북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믿어지는 일본인 12명의 생사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일본인 납치 사건도 이번 결정의 요인이었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1987년 북한의 대한항공 폭파사건에 따라 이듬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가 미북 핵합의로 2008년 해제했지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 사건과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으로 돌아와 숨진 오토 웜비어 사망으로 2017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뒤 국회 연설을 통해 북한의 테러 사건들을 언급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2017년 11월 한국 국회 연설)
“휴전 이후 북한은 미국인과 한국인을 수없이 공격했습니다. 푸에블로호의 미 해군들을 붙잡아 고문했고, 미국 헬기들을 반복해 공격했으며, 1969년에는 미국 정찰기를 격추시켜 미군 31명을 사망하게 했습니다.”
테러지원국 해제 9년 만에 무역과 투자, 원조 등에 있어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 금융기구 지원에 불이익을 받는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된 것입니다.
미북 비핵화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로 멈춘 가운데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