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4일로 마무리된 나흘간의 방한 기간 동안 한국 정부와의 협의 외에 한국 언론매체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미한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북한과 관련한 상황 관리에 주력한 행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지난 21일 한국을 방문한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과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을 잇달아 만나면서, 미한 연합훈련이 순수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임을 거듭 강조했으며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또 한국 K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북한에 중요한 사안들을 포함해 모든 범위의 문제들을 다룰 용의가 있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에 유인책을 제시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먼저 마주 앉아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언제 어디서나 전제조건 없이 북한 측 대표와 만날 뜻이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홍민 박사는 성 김 대표의 이번 방문은 미한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도발 의사를 내비친 북한을 자제시키기 위한 상황 관리 차원의 행보였다고 풀이했습니다.
홍민 /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이 요구했던 의제와 관련해서도 상당히 포괄적 대화가 가능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과거 미국 정부가 북한과 합의했던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향후 북한과 논의할 수 있고 그 연속선상에서 향후 이행도 가능하다는 것을 아주 적극적인 메시지를 통해서 밝혔다는 것은 향후 북한의 소위 강공 드라이브가 지나치게 되돌이키기 힘든 지점으로 가지 않도록 상당 부분 관리하기 위한 의미로 보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중국 견제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함락 사태까지 겹치면서 북한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방적 조치만 요구하는 북한의 태도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나름대로 바이든 행정부가 최대의 유연성이라는 얘기를 하면서 준비를 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북한이 들어볼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북한이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하라고 요구하는데 도대체 그것이 뭐냐 구체적으로. 그러니까 그런 것들이 북한이 직접적으로 미국과 소통할 부분이 있는 거죠. 그 소통이 안 된 상태에서 미국한테 계속 일방적으로 조치를 취하라고 하면 그건 미국이 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전문가들은 성 김 대표가 이번 방한 중 발신한 대북 메시지를 전반적으로 평가할 때 바이든 행정부가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사실상 회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면서 북한의 침묵이 전략적 인내로의 회귀로 몰아넣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