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미한 연합훈련은 순수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북한과 아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북핵 수석대표 회동에서는 대북 인도적 협력 방안과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을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한국 방문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3일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한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협의 후 성 김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미한 연합훈련이 방어적 성격의 훈련임을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화 재개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성 김 /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미한 연합 군사훈련은 오랫동안 지속된 것이고 정례적이며 순전히 방어적인 것으로 양국의 안보를 지원합니다. 북한과는 언제 어디서든 만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성 김 대표는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위 발언을 언급하면서 동맹인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의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성 김 /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미한동맹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것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신성한 약속으로 표현했습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미한 양국이 연합훈련 등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방안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노규덕 /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한미 양국은 남북 통신선 복원, 한미 연합훈련 진행 등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한미 양국은 보건 및 감염병 방역, 식수 및 위생 등 가능한 부분에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한국 내 전문가들은 성 김 대표의 방한은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의 미한 연합훈련 비난과 안보 위협 담화 등에 대한 상황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미국의 변함없는 입장이 재확인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이 원하는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죠. ‘아무 조건 없이 언제나 어디서나 만난다’ 그것은 사실 북한이 거부한 조건 아닙니까? 그 얘기를 다시 한번 반복했다는 것은 여전히 미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반도의 긴장을 위험 관리하는 측면이 좀 더 있지 않나 그렇게 보입니다.”

신범철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성 김 대사가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안정적인 주한미군 주둔을 시사한다는 것은 결국 한미동맹은 앞으로도 굳건하고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동맹의 결속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죠.”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연구위원은 미한 양국이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 논의를 벌인 점에 주목하고, 북한이 수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경제난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교착국면 타개 카드로 유효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