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은 누그러졌지만, 워싱턴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북핵 전문가는 북한 핵 폐기를 가정한다면 북한이 어떤 핵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미국의 북핵 문제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은 북한 핵 프로그램 폐기를 가정할 경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핵 폐기를 위한 계획이고 이를 위한 제대로 된 사전 북한의 핵 프로그램 파악과 북한의 진정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외부 세계에서 영변의 원심분리기 시설을 제대로 들여다본 사람이 없고, 핵연료 생산 시설인지 방사성 물질 분리 장소인지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는 알 길이 없으며, 국제원자력기구 IAEA나 미국 등 국제사회가 참여한다 해도 핵폐기물 매립 장소를 찾고 실제 폐기해야 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
“북한에 더 이상 필요 없는 노후 시설을 외부의 도움을 받아 제거하는 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령 북한은 비밀시설에서 운영하는 무기급 우라늄 핵 프로그램은 남겨 놓고 오래된 5MW 경수로와 재처리시설만 없애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또 우선 폐기해야 할 핵심 핵 시설로는 우라늄을 핵연료로 전환이 가능한 시설을 중심으로 우라늄 광산과 원자로 연료 생산 시설 등 최소 3개 시설에 대해 이해하고 폐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의 경우 은닉이 쉽기 때문에 영변 이외의 핵 비밀 시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
“원심분리기 시설도 폐기해야 하는데 1개만 있는 게 아니라 2개, 심지어 3개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위치도 모르죠. (원심분리기와 별개로) 실험 공장 등도 1~4개가 있습니다.”
북한이 폐쇄했다고 주장하는 풍계리 핵실험장도 반드시 재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내부 터널이 확실히 폭파됐는지 또 알려지지 않은 비밀 핵실험 터널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핵 보유국이라면 모두 검증 방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한국이 북한 핵 시설 폐기 이후 자신들의 자산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주도권을 쥐려 노력해왔다고 평가하면서 이런 바람과 달리 북한 핵 폐기물 처리는 한국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미국도 자국 원자로 폐기에 엄청난 비용을 들여 아직도 정화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북한 역시 비용 문제를 포함해 핵 재처리 실험을 통해 나오는 위험 물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한국에 큰 숙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