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발사한 지대함 순항미사일의 역량을 놓고 미국 내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한 양국 해군 함정의 전력과 작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반면, 목표물 탐지와 요격 회피 능력이 떨어져 공습에 취약하다는 상반된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미국의 미사일 방어 분야 전문가인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의 순항 미사일 역량에 대해 상당히 약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2가지 기종의 대함 순항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는데, 모두 러시아 미사일을 복제하면서 자체 설계와 생산 노하우 보유 증거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번 순항미사일은 러시아제 KH-35를 복제한 금성 3호일 가능성이 크고 지난 2017년 시험 발사를 포함해 2~3차례밖에 시험 발사를 하지 않았다며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실제 북한은 2017년 4월 15일 열병식에서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최초로 공개했고 같은 해 6월 8일 시험 발사를 한 바 있습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또 북한의 대함 순항미사일의 타격 범위 역시 제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수평선 너머 목표물을 탐지하는 역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 미사일 포대의 가시선 밖에 있는 한국과 미국 함정에 미치는 위협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반면 북한 순항미사일이 실전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KH-35 미사일의 사거리는 150km 정도지만, 탄도미사일 등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과 함정을 보호할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서해에 전력배치 했다면 한국 측 선박들을 타격할 수 있고, 태안반도까지 사정거리에 포함돼 미한 해군 연합훈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미국 합참의장은 북한의 순항 미사일 발사에 대해 특별한 위협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마크 밀리 / 미국 합참의장 (지난 14일)
“특별하게 도발적이거나 미국을 위협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을 겨냥한 의도적 도발 보다는 북한 내부 행사와 연관된 움직임일 수 있습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밀리 의장의 평가에 동의한다며 북한의 대함 순항미사일은 레이더로 유도돼 전파 방출 즉시 미국과 한국의 공습에 쉽게 노출돼 위협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루이스 소장은 순항 미사일은 저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레이더 탐지가 어렵다며 분명한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그러나 이번 발사가 북한의 새 무기 시스템 개발의 전조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북한은 이미 2020년에 많은 전략·전술 무기 시험 계획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이미 알려진 무기들뿐 아니라 새로운 역량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