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농업과 건설 부문에 커다란 성과 등 국가사업의 전반적 분야에서 긍정적 변화가 일어났다며, 총적으로 올해는 승리의 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경제 실패를 자인했던 올 초 8차 당 대회 당시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도 잇따라 경제분야 성과를 주장하면서 자랑스런 한 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김 위원장이 조금의 성과라도 과장해서 선전해야 할 만큼 북한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북한 지도부가 주장하는 평양시 등의 고급 주택구 건설 등의 건설 분야 성과는 경제 효과보다는 김 위원장의 치적사업으로 활용될 것이라면서, 김정은 정권이 경제 성과를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형석 / 전 한국 통일부 차관
“조금이라도 성과가 난 것을 갖고 이렇게 부각을 해야 되는 거죠.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도 우리가 자력갱생을 하다가 보니까 이런 성과가 나왔다, 그러니까 희망이 보인다, 그러니까 앞으로 계속해 나가자 이런 식의 메시지를 줘야 되는 게 북한 지도부의 입장인 거죠.”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 잇단 자연재해 등 삼중고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지도부가 주장하는 일부 성과는 삼중고에 따른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비롯된 기저효과가 크다면서, 북한 경제는 여전히 위기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1년 상황이 2020년보다 나아졌다고 해서 구조적인 경제 펀더멘털이 좋아진 것은 아니고요…지금 수십 년 전의 3대 혁명소조운동, 더 내려가서 항일 유격대식 방법까지 다시 소환하고 있거든요. 이 얘기에 지금 김정은 체제의 고뇌가 묻어있거든요.”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도 지난해 북한의 작황이 역대 최악 수준을 기록했고, 올해 작황도 평년 수준보다 10% 정도 줄었다면서 북한 경제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충희 / 굿파머스 연구소장
“북한이 1년에 600만t 이상 생산돼야 완전히 식량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대로 기본적인 수요가 충족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실질적으로 평년 수준을 놓고 봤을 때 농업 생산이 성공했다고 이야기할 수 없죠.”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주민들의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더 장기화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파탄 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정치적 이득에 몰두하지 말고 국경을 개방해야 하며, 백신 물량 확보와 접종,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백신 협력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