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올해 의정 활동 공식 종료일이 열흘 정도 남았습니다. 의회에서는 미국 내 산적한 현안들이 많아서 민주당 내 일부 진보 성향 의원들이 중심인 한반도 평화 법안을 비롯해 현재 상원과 하원 의회에 계류 중인 대부분의 한반도 관련 법안과 결의안은 연내 처리되지 못하고 해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현재 미국 상원과 하원에 계류 중인 한반도 외교*안보 관련 법안과 결의안은 모두 11건입니다.

이달 13일로 예정된 미국 의회 공식 입법 활동 종료일이 얼마 남지 않아 대부분의 한반도 관련 안건은 연내 처리되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의회는 각종 예산안과 국방수권법안은 물론 15일까지 협상이 필요한 부채한도 상향 설정 법안 등 연말 장기 휴회기를 앞두고 산적한 주요 안건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존 바라소 상원의원은 2일 본회의에서 여러 법안을 처리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존 바라소 /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미국 상원은 연말까지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우리는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임시폐쇄 사태를 막기 위한 일들을 해야 합니다. 연말을 앞두고 이 모든 일들을 몇 주 안에 처리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시급한 미국 내 주요 현안들이 의회의 우선순위에 놓이고 한반도 관련 안건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상원의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 감시 법안, 일명 웜비어 법안은 연내 처리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방수권법안은 의회가 매년 반드시 의결해야 하는 데다 이 법안에 포함된 별도의 법안은 일반 법안과 달리 복잡한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돼 당파적 이견이 없는 경우 연내 처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돼 왔습니다.

오하이오주 출신의 롭 포트먼 공화당 상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웜비어 법안은 지난 2015년 말 북한 여행 중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송환된 직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법안으로, 미국 정부가 북한의 억압적인 정보환경에 대응할 전략을 마련하고 북한의 인권 탄압에 책임 있는 자들에게 제재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원에 계류 중인 한반도 평화 법안은 전체 435명 가운데 지지 의원 수가 32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발의 7개월째 첫 관문인 외교위 소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의 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 규정 재검토 등 한반도 평화체재 구축을 위한 조치를 담고 있는데 애리조나주 공화당 앤디 빅스 하원의원을 제외하고 지지 의원 모두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의원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또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은 앞서 하원 본회의를 통과해 현재 상원 외교위 심의를 기다리고 있으며, 큰 당파적 이견이 없어 연내 외교위 전체회의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밖에 현재 의회에는 상하원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 개선 법안과 북한에 나포된 푸에블로호 반환을 촉구하는 하원 결의안, 상하원의 미한동맹 결의안 등이 계류 중입니다.

이들 법안은 발의된 이후 처리에 진전이 전혀 없고 지지 의원 수도 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VOA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