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종인 오미크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또다시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5배나 강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돼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대유행 전염병의 악순환에 다시 빠져들고 있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며 철저한 방역 규정 준수를 당부하는 내용을 실었습니다.
이같이 북한이 변이 바이러스 출현을 계기로 방역을 더 강화하면서 당초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던 중국과의 국경 개방도 크게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최근 북중 간 물자 교역 재개를 위한 준비 동향이 지속해서 관측됐다고 밝혀 온 한국 정부도 오미크론 등장이 북중 교역 재개 여부 등 한반도 현안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종이 발생할 때마다 주변국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방역 강화를 주문해왔다면서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한범 /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존에 있던 변이만 갖고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국가들을 북한이 비난하는 기사들을 많이 써왔거든요. 그런데 지금 위험성을 알 수 없는 세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오미크론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 상황은 북한의 방역 강화, 국경 봉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당사국들은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해결을 바라지만 변이 바이러스 출현은 그런 시도 자체를 제약할 것이라면서, 새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될 경우 종전선언 추진 등 한반도 현안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일단은 종전선언이 당연히 영향을 받을 거고요. 종전선언을 하려면 어떤 형태로든지 협상을 해야 하고 이게 한미가 만든 안을 그냥 일방적으로 전해 주는 게 아닌 설사 전해준다고 하더라도 그것도 접촉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한국이나 미국은 그렇게 하기보다는 이것을 또 하나의 계기로 삼아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 들이겠다라는 건데 지금 화상대화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물리적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지금 어렵다는 것이고.”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달 제안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구상에 대해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더 요원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과 북한 정상을 초청한다고 해도 코로나 상황이 악화된다면 성사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