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군사협력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 접경 지역에서 열차 움직임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차량 통행이 가능한 다리 건설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7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선 선로 위에 놓인 긴 물체, 즉 열차 8대를 볼 수 있습니다.
길이 최대 600m에 이르는 열차 등 8대 포착
길이가 짧게는 120m에서 최대 600m에 이르는 이들 열차는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 다리에서 불과 약 2km 떨어진 지점에 머물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거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막 넘어온 상황으로 추정됩니다.
또 북한은 지난해 12월, 이곳에서 멀지 않은 두만강역 바로 앞에 길이와 폭이 각각 300m와 30m인 파란색 대형 구조물을 세운 바 있습니다.
구조물 지붕 아래로 더 많은 열차가 정차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교류와 협력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덩달아 열차의 통행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6일 같은 지점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비교해 보면 그 변화는 더욱 확연히 드러납니다.
불과 1년 전이지만, 이날은 길이가 200m에 못미치는 열차 4~5대 정도만이 정차해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열차의 길이가 길어지고, 그 수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열차의 움직임이 활발한 정황은 선로 옆 야적장에 놓인 화물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파란색 방수포가 씌워진 화물 더미가 발견되는데, 이들 화물은 양과 모양이 정기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는 화물이 북한에서 러시아로 혹은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꾸준히 옮겨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북러 ‘자동차’ 다리 공사도 ‘진행 중’
북한과 러시아의 인력과 물자 이동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6월 ‘두만강 국경 자동차 다리 건설에 관한 협정’을 맺었는데, 실제로 이 공사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과 러시아는 열차 전용인 조러친선 다리에서 동남쪽 약 500m 지점에 자동차 전용 다리를 건설 중입니다.
그런데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6일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두만강에 다리 기초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공개된 위성사진에선 두만강의 러시아쪽 수면 위에 설치된 철골 구조물을 볼 수 있으며, 북한쪽 지대에서 두만강으로 연결되는 도로의 기초 공사가 약 530m 길이로 진행된 장면도 확인됩니다.
북한 ‘무기 거래설’ 부인
북러 접경 지역의 열차 움직임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두 나라의 제재 위반 가능성 때문입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 2023년 1월 이 일대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할 북한산 보병 로켓과 탄약, 미사일 등을 열차에 옮겨 실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 최근엔 북러 국경에서 북한군 병력을 실은 열차가 러시아로 이동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산 무기 거래와 북한군 파병을 포함한 일체의 군사협력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를 포함한 양국 군사협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지난 10월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서 북러 간 ‘무기 거래’에 대한 의혹 제기는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림무성 국장] “The assertion of those member states is nothing more than groundless rumors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DPRK and undermining the legitimate friendly and cooperative relations between sovereign states in accordance with the UN Charter.”
또 김남혁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3등 서기관은 지난해 2월 유엔총회 3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우리는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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