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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한국은 우크라이나와 완전 달라 …'코리아 패싱' 없을 것"


한국 청주 공군기지에 착륙한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 앞에 미한 양국 국기가 세워져있다. (자료사진)
한국 청주 공군기지에 착륙한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 앞에 미한 양국 국기가 세워져있다. (자료사진)

미국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중단 등으로 미국의 대외 정책에 대한 동맹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은 우크라이나와는 전혀 다르다고 진단했습니다. 중국 억제를 위해서도 한국이 미국에 중요하다는 평가 속에 일각에선 동맹의 신뢰가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레드 플라이츠 아메리카퍼스트정책연구소 미국안보센터 부소장
프레드 플라이츠 아메리카퍼스트정책연구소 미국안보센터 부소장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역임한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4일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서 우크라이나와 한국 사이에 어떤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플라이츠 부소장] “I don't really see that there's any parallels between American policy under Trump with Ukraine and with South Korea.”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 등 대외 정책과 관련해 한국 내에서 미한동맹에 대한 우려와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5년 2월 28일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5년 2월 28일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 언쟁을 하면서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중단키로 결정했습니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에서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발 물러서 공중∙해상 휴전에 나설 뜻을 밝혔습니다.

“미북 관계에서 한∙일 등과 긴밀히 협력할 것”

플라이츠 부소장은 또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때 한국이 논의에서 배제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플라이츠 부소장] “We know that in the first Trump administration, although Trump met with Kim Jong UN one on one, he did so after extensive discussions with the South Korean and Japanese governments”

플라이츠 소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일대일로 만났지만, 그 전에 한국, 일본 정부와 광범위한 논의를 했었다”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과 북한 간 정상회담이 있을 수 있는데 (1기 때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또 다른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한국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며 “만약 정상회담이 열리면 이는 역내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렌스 코브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로렌스 코브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로렌스 코브 전 미 국방부 차관보도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 한국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면서 “한국에는 거의 2만9천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북한의 어떤 (군사적) 행동도 미군의 개입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브 전 차관보] “We have almost 29,000 the last time I checked and so that is, you know, a big difference and why it would be almost impossible for North Korea to do anything without getting American troops involved.”

“주한미군 2만8천500명”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 회담 미국 차석대표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 회담 미국 차석대표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도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 한국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한국에는 2만8천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확장억제 공약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부산작전기지에 미국 핵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입항했으며, 미국의 방위 공약은 한국전쟁 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We have extended deterrence commitments to South Korea as we speak. We have a nuclear aircraft carrier in Busan. So the situation is totally different and it goes back to obviously the Korean war.”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9형을 보유하고 있고, 쿠르스크 지역에 병력을 파병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를 돕고 있으며, 더 많은 핵무기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습니다.

“미국, 중국 억제에 한국 중요”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 한국을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조약을 체결한 동맹이 아니지만, 한국은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으며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초점은 중국에 맞춰져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한국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군사∙경제∙외교 영역에서 중국이 야기하는 위협에 대응하는 미국의 파트너로서 역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But also, you know, we're looking at a transformed China and Korea's role as a partner with the United States in countering the threats posed by China in the military, economic, diplomatic domains.”

“우크라-러 종전 논의서 걱정할 이는 북한”

사일러 전 분석관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 논의와 관련해 “누군가 걱정해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북한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창의력을 발휘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눈다면, 북한이 지난 3년 동안 북러 관계에서 얻었던 위안은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선 “북러 조약은 당시 상황에 맞춰 체결된 종이 조각일 뿐”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대북 문제에 있어서 협력하는 데 있어 ‘손발을 묶는’ 제약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현재 미국 초점은 유럽”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분쟁에 집중하느라 아직까지 한반도에는 주목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에 “흥미로운 점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주목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라며 “아마도 그는 한국이 여전히 정치적 전환기에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김정은과 거래할 수 있다고 더이상 생각지 않을 수도 있고, 혹은 지금은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 “The interesting thing is that Trump doesn’t seem to have directed his gaze towards Korea yet.

Maybe he realizes that South Korea is still in political transition; maybe he no longer feels he could ever do a deal with Kim Jong-Un anyway; maybe he is just preoccupied with other things for the moment.”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이날 VOA에 “미국의 초점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럽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결국 미국의 초점은 아시아와 한반도에도 맞춰질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유럽에서 미국의 접근 방식을 좌우한 것과 같은 반동맹적 시각이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 “And when that happens it is reasonable to assume that the same anti-alliance views that have colored the U.S. approach in Europe will affect U.S. policy vis-a-vis Korea.”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등 각 동맹은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의 리더십과 미국 주도의 동맹 체계, 미국 자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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