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인권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부는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강화하면서 공개 처형과 강제노동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입니다.
지난 1년간 북한 인권 상황은 더욱 악화됐으며, 장기간의 고립과 국제적 감시의 부재, 그리고 더욱 제한된 정보 교류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 특히 기본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북한은 주민 통제를 더욱 강화해 최근 몇 년 동안, 이동의 자유와 노동권, 표현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는 법률을 도입했으며, 특히 많은 법률이 사형 조항을 포함하고 있고, 공개 재판과 공개 처형도 다시 도입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두 여성이 공개 재판을 거쳐 즉시 처형된 사건도 명시됐습니다.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11명의 여성 중 2명이 인신매매, 유흥업소 운영, 매춘, 그리고 ‘인민의 존엄을 모욕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같은 날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이 식량 자급자족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북한 주민들은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에서 영양실조 상태의 인구는 전체의 거의 절반인 45.5%, 1천180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은 무상 의료와 무상교육을 제공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 서비스는 심각한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의료시설에는 필수 의료용품과 장비, 또 적절한 훈련을 받은 의료진이 부족하며, 수준이 높거나 전문적인 시설에 대한 접근은 환자의 정치적, 사회적 지위에 따라 제한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일부 외국 외교관들이 평양으로 복귀했지만, 유엔과 국제 인도주의 단체 직원들은 여전히 북한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엔이 제공할 수 있는 인도주의 및 개발 지원이 제약돼 북한 내 인도적 상황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활동은 정치적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유엔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오는 3월 19일 살몬 보고관의 보고 등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상호 대화를 통해 북한 인권 상황을 검토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