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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찾아서] 전주영 (6) '물리치료사의 꿈을 안고'


[자유를 찾아서] 전주영 (6) '물리치료사의 꿈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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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에는 약 3만4천 명에 달하는 탈북민이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북한에서 탈출했는데요. VOA가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자유를 찾아서’ 탈북 작가로 활동하는 전주영 씨의 일곱 번째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작가 활동과 함께 물리 치료 공부를 시작한 전주영 작가, 미술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녹취: 전주영 씨] “일단 인체에 관해서 관심이 있었어요. 그림을 그리면서 홍익대학교 1학년 1학기 때 기초회화라는 수업이 있었어요. 그 수업에서 인체에 대해 드로잉을 했는데, 정말 그냥 우리가 말하는 인체에 대한 드로잉이 아니라 정말 현 실물이 있는, 모델이 앞에 있는 연구적인 그런 분야의 회화예요. 저도 너무 깜짝 놀랐어요. 아니 이런 작업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또 하는지 그게 너무 신기했고 저로서는 정말 가슴이 벅찬 시간이었어요. 그러면서 인체에 대해서 점차 관심 가지면서 인체가 참 우리가 말하는 그런 인체의 세상보다도 더 경이롭다…"

그래서 전주영 씨는 사람의 몸, 인체를 더 자세히 연구하기로 하는데요.

[녹취: 전주영 씨] “인체는 우리가 말하는 향상성을 가지고 있어요. 오늘날에 와서 제가 배우고 느낀 건데 인체는 뭔가 하나 부족하면 그거를 메우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갖다 보충해서 항상 평행과 밸런스(균형)를 맞추기 위해서 향상성을 유지하는 게 우리 인체인데, 그 인체를 우리가 연구하고 또 알아가고 이런 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런 공부가 없을까?’ 그리고 또 한편으로 시대적 또 경제적인 부분에서 놓고 봤을 때, 작가로 살아가려면 뭔가 부족한 게 있잖아요. 경제적으로 그냥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 그럼 나는 이런 물리치료라는 부분을 내가 공부하면 또 경제적인 부분도 괜찮고 내가 또 관심이 가는 인체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고 또 그림에 앞으로 미래적으로 내가 그림을 계속 작업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이 되겠다. 그래서 물리치료라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벌써 올해 졸업 연도를 앞두고 있는데요. 30대에 시작한 공부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합니다.

[녹취: 전주영 씨] “저의 머리는 참 저 때문에 고생합니다. 공부를 진짜 많이 했습니다. 너무너무 지겹습니다. 정말 어렵죠. 이게 어렵지 않다고 하면 이거는 말도 안 되는 일인데, 20대에 배우려는 욕구 하고 20대 때 그 배움의 길은 그때의 그 어려움과 힘듦은 지금에 비하면 너무 차이가 심하죠. 지금은 나이도 들고 에너지가 소멸해 가는 그런 시점에서 공부는 정말 너무 벅차죠. 그런데도 저는 이 고난을 넘어가야만 제가 갈 수 있는 길을 가니까 참고 꿋꿋하게 가는 거죠."

그렇다면 전주영 작가를 지치게 하지 않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녹취: 전주영 씨] “아마 타이틀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해요. 쉽게 말하면 북한에서 온 사람, ‘저 사람이 여기서 그렇지, 저 사람은 아마 북한에서도 저렇게 살았을 거야.’ 아마 그런 것들이 가장 저한테 두렵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누구나 할 것 없이 우리 새로운 일터나 새로운 장소라든가 그런 데 찾아가면 저의 본심을 드러내기보다는 가식적인 이미지를 많이 보여주잖아요. 근데 저는 가식적인 거를 떠나서 일단 저는 열심히 살자.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현재도 앞으로도 미래도 계속 저는 제가 하고 싶고, 제가 가는 길 이런 데 정말 집중하고 가식 없이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저만의 길 꿋꿋하게 가고 싶어서 아마 정열적으로 그런 에너지가 아마 제가 오늘날에 있게 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생각해요."

그러면서 전주영 씨는 대학교 졸업 후 물리치료사 일과 함께 자기 메시지를 표현하는 그림을 꾸준히 그리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전주영 씨] “일도 하면서 아무래도 물론 전문적으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회사에 종속돼서 작가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전문 작가다, 저는 이렇게 생각 안 해요. 그 사람이 무엇을 하든, 그 사람이 의사를 하든 아니면 그 사람이 뭐 어디 가서 뭐 기계를 깎든, 항공직을 하든 직업과 귀천을 가리지 않고 그 사람이 무엇을 하든지, 내면에 숨어 있는 그리고 잠재된 아트적인 예술 분야에서의 그런 의지만 있다면 작가 활동은 계속된다고 생각해요.”

한국에 정착해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끊임없이 배움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전주영 씨. 고향에 돌아가 하고 싶은 일부터,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지도 궁금해지는데요. 탈북 작가 전주영 씨의 얘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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