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에는 약 3만4천 명에 달하는 탈북민이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북한에서 탈출했는데요. VOA가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자유를 찾아서’ 탈북 작가로 활동하는 전주영 씨의 네 번째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전주영 씨는 교수의 조언에 따라 북한에서의 삶과 한국에서의 경험으로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만들어 갔습니다.
[녹취: 전주영 씨] “교수님께서 가장 저한테 말씀해 주셨던 부분이 정말 짧지만, 또 어쩌면 긴 것 같으면서 그런 삶을 살았지만, 그 삶 속에서 정말 두 경험을 했잖아요. 두 경험이라기보다는 어쨌든 삶의 그런 거를 경험했다고 할까요? 그러니까 북한에서의 삶, 그다음에 남한에서의 삶 이 두 곳을 경험했는데 이거를 교수님께서는 저보고 이 경험했던 부분들, 이런 것들이 너를 일깨워 주는 그런 키가 되지 않을까? 항상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남들은 가질 수가 없어, 그러니까 그게 너의 기본적인 키가 되고 원동력이 되니까 그걸 가지고 어디 한번 작업해 봐.’ 그래서 제가 그거를 계속해서 아마 반복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돌이켜 생각해 봤을 때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교수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준 것 같다고 전했는데요.
[녹취: 전주영 씨] “어쨌든 제가 지금 생각해 보면, 교수님은 항상 저를 관심 있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그것은 다름 아닌 특별하게 제가 또 이렇게 남한에서 공부하면서 나이도 정말 만학도고 북한에서 왔고 북한에서 온 애가 지금 정말 상상도 못 하는, 버려도 아깝지 않은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그러니까 교수님께서는 많이 관심 주시고 저의 열정과 또 저만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보시고 키워줘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저를 많이 책망도 하시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아직 멀었다고 하는데 가장 임팩트 있는 말을 한마디 해 주셨어요. 그림을 그냥 그린다고 하지 말고 너의 내면을 계속 쏟으면 너 자신도 모르는 내면의 무언가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면 그것이 바로 남들이 알지 못하는 그런 경지의 세계니까 그거를 가지기 위해서 계속 무엇인가 꾸준히 해봐라 그런 말을 했었어요. 참 저한테 많이 와 닿는 그런 부분인 것 같아요.”
그렇게 전주영 씨는 2020년 홍익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작가 활동을 하며 작품을 그려오고 있는데요. 유화 작품과 드로잉, 설치 작품까지 그 영역도 다양하고요. 최근에는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전주영 씨] “(작품 수가) 차로 하나는 되겠죠? 차로 하나는 될 거예요. 근데 작품의 양과 개수와 뭐 그런 거를 떠나서, 과연 작품을 그릴 때 얼마큼 제가 진솔하게 그 작품을 그렸던가? 이게 지금에 와서 생각되는 것 같아요. 제가 정말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제안이 왔을 때, 과연 내 작품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과연 내가 어떻게 관객들에게 접근해야 그 소통이라는 하나의 단어를 아주 부드럽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전주영 작가는 2022년에도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한국 시민이 잘 모르는 북한에 대해 보여주는 전시 <그곳에는 없고, 이곳에는 있다>라는 전시였고요.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선보인 전시는 <베일에 싸인 곳>이었습니다. <베일에 싸인 곳>은 보이는 곳만이 전부가 아닌 내면에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전시였는데요. 두 전시의 공통점은 ‘소통’이었습니다.
[녹취: 전주영 씨] “그래서 아마 저의 스케치북이라든가 그런 걸 보면, 설치 작업을 하기 위한 스케치 드로잉을 정말 많이 했어요. 반복적으로 지웠다. 또 그렸다. 지웠다, 그리기를 반복적으로 했고, 머릿속에서의 그 상상과 이미지를 계속해서 만들어 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컬러의 부분에 있어서 또 어떤 거를 넣어야 또 임팩트 있게 다가설까? 그런 것도 많이 고민했고 그림은 또 어떤 이미지로 제가 또 표현해야 관객들에게 다가갈까? 정말 끊임없는 고민을 한 게 이번 전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를 또 많이 응원해 주고 공감해 주는 연구원 선생님들 또 우리 센터에 계시는 팀장님들 그런 분들이 저를 많이 격려해 주시고 힘내라고 문자도 보내주시고 그래서 제가 그런 의미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내서 이번 전시를 완성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자기 작품을 더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었던 건 사람들과 사물을 관찰하는 능력, 호기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전했는데요. 탈북 작가 전주영 씨의 얘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