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 서열 3위인 정무차관에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후커 지명자와 알렉스 웡 국가안보부보좌관 등 1기 정부 때 미북 정상회담에 관여했던 관리들이 한반도를 넘어서는 세계적 현안을 담당하는 요직으로 복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백악관은 12일 상원에 보낸 인준안에서 조지아주 출신 앨리슨 후커를 국무부 정무차관에 지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무차관은 국무부 서열 3위로 전 세계 지역과 양자 정책, 국제기구 정책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트럼프 1기 미북 정상회담 관여
후커 정무차관 지명자는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내며 2018년과 2019년 미북 정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습니다.
또 이에 앞서 국무부 정보조사국에 14년간 몸담으며 북한을 분석했습니다.
후커 지명자는 지난해 ‘중앙일보’-CSIS 토론회에서 북러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져 북한이 식량, 연료를 공급받고 군사적 위협 능력을 강화할 여력이 생겼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러시아에 더 기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미국이 북한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요청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후커 지명자] “I don’t that we should be calling on China to help us with North Korea because of the leverage issue that I just mentioned. Because China I think will try to exact some cost from us for cooperation in North Korea.”
“중국이 북한 문제에 협력하는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비용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미국과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후커 지명자는 2022년 미 워싱턴타임스 재단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북한과의 군축 협상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을 다루면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비핵화에 대한 희망을 가진 적도 있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비핵화를 크게 기대하지도 않으며 비핵화에 낙관적이지도 않다고 후커 지명자는 당시 밝혔습니다.
“후커, 세계적 역할 맡아… 대북 ‘현실주의자’”
후커 지명자와 미국 정부에서 20여년간 함께 일했던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분석관은 13일 VOA에 “국무부 정무차관은 세계적인 역할을 맡는 고위급”이라면서 “정부 부처간 협의를 통해 정책을 통합하고 대통령이 직접 지시하는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는 자리”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Obviously, it is global. It is high ranking. It's an area where policy is consolidated, and I think most importantly, that the policies decided through the interagency process and directed by the president himself, are faithfully implemented. Allison worked during the previous Trump administration. She is obviously talented and trusted, but it would probably be a mistake to see her appointment as primarily being about signaling a readiness to engage North Korea in dialog.”
그러면서 후커 지명자가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일했으며, 재능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지만, 이번 지명을 주로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준비 태세를 알리는 신호로 보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다른 모든 조건이 충족돼 트럼프 대통령이 언젠가 김정은과 마주 앉는다면 후커 지명자의 대북 전문성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후커 지명자의 대북 경험은 6자회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취한 모든 접근 방식의 논리를 이해하고 있는 ‘현실주의자’”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후커 지명자 외에 알렉스 웡 국가안보부보좌관, 케빈 김 중국 조정관 겸 중국, 일본, 한국, 몽골, 타이완 담당 부차관보가 미북 정상회담에 직접 관여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북한을 넘어서는 일을 할 사람들이고, 특히 중국에 집중할 것” 이라면서 “이 팀의 성공의 핵심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무부, 특사 사이의 소통과 신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적합한 역동성을 갖춘 적합한 사람들을 다시 한자리에 모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케빈 김 부차관보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냈으며, 트럼프 1기 정부 때는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실에서 근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 직후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임명한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이후 후속 협상을 위해 마이크 폼페오 당시 국무장관이 7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수행하는 등 지난 1기 행정부에서 대북 실무 협상을 담당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대북 특별부대표로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으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 실행을 위한 국무부의 노력을 주도했다”며 발탁 배경을 밝혔습니다.
“웡 부보좌관, 세계 다양한 현안 맡아”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석좌는 13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후커는 정무차관으로서 탁월한 선택”이라며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파트너들은 한국과 아시아 문제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춘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만나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로닌 석좌] “Allison Hooker is an outstanding choice to become Under Secretary of State. Allies and partners, particularly in the Indo-Pacific, should be reassured to see such a trusted professional with deep knowledge of Korean and Asian affairs. Undoubtedly, she will be a pivotal player in any U.S. diplomatic overture to North Korea. While her new portfolio will cover the globe, her expertise regarding North Korea and good rapport with regional leaders will be in great demand. The same can be said of Alex Wong, whose demanding job at the White House will require considerable agility to move from issue to issue and region to region. They are both up to the enormous challenge, and indeed, it bodes well that they have worked well together on Korean issues.”
이어 “후커는 분명히 북한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접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새로운 포트폴리오는 전 세계를 아우르겠지만, 북한에 대한 전문 지식과 역내 지도자들과의 좋은 관계는 미국 정부 내에서 큰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알렉스 웡은 백악관에서 ‘어려운 일’을 맡아 여러 현안과 지역을 상당히 민첩하게 넘나들어야 할 것”이라며 “두 사람 모두 엄청난 도전을 직면하고 있는데, 한반도 문제에서 잘 협력한 경험은 좋은 징조”라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13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앨리슨 후커는 매우 유능한 한반도 전문가로 동북아시아에 초점을 맞춘 오랜 정부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Allison Hooker is a extremely well-qualified Korea expert with long government experience focusing on northeast Asia. While her selection, along with Alex Wong as deputy national security advisor, may presage U.S. re-engagement with Pyongyang, she will have a global policy portfolio.”
이어 “후커 지명과 알렉스 웡 국가안보부보좌관이 미국이 북한과 다시 관여할 것이라는 전조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후커는 국제적인 정책 포트폴리오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2018년과 2019년 있었던 미국과의 접촉을 재개하고 싶어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 이후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크게 강화했고, 비핵화를 거부했으며, 러시아로부터 큰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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