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요 대북제재 위반 현장으로 알려진 서해위성발사장과 개성공단, 라진항 등에서 한밤중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전력난으로 암흑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한에서 이들 지점에서만 밝은 빛이 포착되는 이유가 주목됩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선명)
최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일대를 촬영한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의 야간 위성사진입니다.
서해 위성발사장의 북쪽 지대에 유난히 밝게 빛나는 한 지점이 보입니다.
로켓 운반 열차가 정차하는 기차역과 북한이 최근 건립 중인 수평 조립동 건물에서 약 1km 떨어진 곳입니다.
서해위성발사장 출입구에서 안쪽 약 2km 지점으로, 어둠으로 뒤덮인 시각에 한 지점에서만 빛이 관측됐다는 것은 이곳에서 무언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새로운 시설에 대한 개보수나 추가 신축 작업을 벌이거나, 로켓 발사와 관련한 활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북한은 2023년 5월과 8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각각 1, 2차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뒤, 같은해 11월 재시도에 나서 결국 성공했습니다.
다만 가장 최근인 지난해 5월 4차 발사에선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하며 실패했고, 이후 북한은 추가 발사를 공언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발사 조짐은 없는 상태입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첨단 부품구입과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지난 5월 실패한 정찰 위성을 다시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개성공단에서도 ‘암흑 속 빛’이 관측됐습니다.
한국 자산에 대한 무단 가동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개성공단에서는 공단 남쪽 지대를 중심으로 빛이 발산됐는데, 이는 북한이 야간에도 한국 기업의 공장 단지를 가동하고 있는 정황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VOA는 이전까지 어둡던 개성공단에서 2023년부터 빛이 발산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는데, 이런 현상이 새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라진항에서도 밝은 빛이 새어 나왔습니다.
라진항은 과거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된 곳으로, 이 부두에선 대형 선박의 입출항이 자주 포착돼 왔습니다.
그런데 야간에 선적 혹은 하역 작업이 이뤄지는 듯, 라진항 일대가 한밤중에도 밝게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북한과 러시아가 실제로 무기를 거래하는 것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다만 이들 두 나라는 무기 거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