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한국계 미군 참전용사였던 고 김영옥 대령에게 연방의회 금메달을 추서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한국계 하원의원들이 주도한 새 회기 첫 안건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한국계 미국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과 6.25 한국전쟁에서 활약했던 고 김영옥 대령.
미국 민주당의 메릴린 스티릭랜드 하원의원은 김 대령에게 연방의회 금메달을 추서하도록 하는 법안을 28일 대표 발의했습니다.
법안 발의에는 공화당의 영 김 하원의원과 의회 활동을 시작한 민주당의 데이브 민 하원의원도 참여했습니다.
법안은 한국계이자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한 고 김영옥 대령의 영웅심과 지도력, 인도주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의회가 민간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인 연방의회 금메달을 추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수여되는 메달은 워싱턴 DC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을 관장하는 스미스소니언 재단이 보관해 전시하도록 하고, 특히 국립초상화미술관에 전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습니다.
1919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독립운동가 김순권 지사의 아들로 태어난 김 대령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미국 육군에 입대하려 했으나,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입대를 거부당했습니다.
이후 미국 의회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도 징병을 확대해 김 대령은 군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첫 아시아계 육군 장교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습니다.
특히 독일군 점령지에 잠입해 정보 수집 임무를 자원해 연합군의 로마 해방에 크게 기여하는 등 서유럽 전선에서 세운 전공으로 이탈리아 최고 무공훈장과 프랑스 십자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또 6.25한국전쟁 발발 후 자진해 다시 입대한 뒤 제7보병사단 31보병연대 참모를 거쳐, 미군 첫 아시아계 전투대대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특히 1952년 당시 교착에 빠진 한반도 중부 전선을 60km 이상 북으로 밀어낸 공로로 미국 정부로부터 은성 및 동성 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2005년 12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세상을 떠난 김 대령은 하와이 호놀룰루 국립묘지에 안장됐습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29일 성명에서 한국계로서 우리 3명의 하원의원들은 김영옥 대령의 귀감이 되는 업적을 기리기 위해 모였으며, 김 대령은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영웅이자 지역사회의 굳건한 지도자, 그리고 인도주의자로서 이 높은 영예를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