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중국의 손목시계 수입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일본, 스위스 등 전통적인 시계 제조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인데, 그러나물품을 헐값에 넘긴 것으로 나타나 중국 기업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통해 과도한 이익을 챙긴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중국 해관총서가 최근 공개한 무역 자료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총 12개 나라로부터 손목시계 ‘무브먼트’ 즉 손목시계의 시계 부분을 수입했습니다.
이 가운데 1위는 1억 2천만 달러의 일본이었으며, 북한은 수출액 1천627만8천 달러로, 전체 2번째로 많은 액수를 기록했고, 3위에는 587만 달러를 기록한 스위스였습니다.
북한이 전통적인 시계 제조 강국 틈에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손목시계 제조업의 표면적 수출액은 높지만, 내용을 더 분석해 보면, 북한이 낸 수익은 턱없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손목시계는 1억3천688만 개.
이를 수출액 1천627만 달러에 대입하면, 북한이 판매한 손목시계 1개 당 가격은 11센트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손목시계 1개당 가격이 1달러 47센트인 일본이나 3달러 42센트인 스위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중국인 10명 중 1명이 착용할 수 있을 만큼 적지 않은 수의 손목시계를 팔았지만, 벌어들인 돈은 2천만 달러가 채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같은 수치는 북한이 헐값에 손목시계를 넘겼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북한의 인력과 생산시설을 이용해 제조한 물품을 중국으로 되돌려보내는 방식, 즉 중국의 역외가공 무역으로 중국은 적지 않은 이익을 거둔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윌리엄 브라운 / NAEIA닷컴 대표
“북한은 매우 큰 규모의 산업 인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습니다. 중국인과 비교해 인건비도 매우 저렴할 것입니다. 중국 기업인들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아마도 많은 돈을 벌고 있을 것입니다.”
브라운 대표는 또 이같은 사업은 중국 기업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매우 ‘영리하게’ 피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손목시계’가 제재 품목이 아니라고 말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사업 방식은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가발을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가발 수출액은 1kg 당 68달러로, 이는 또다른 가발 수출국인 방글라데시132달러나 미얀마140달러, 나이지리아142달러의 절반 수준입니다.
브라운 대표는 손목시계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가발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